원점 돌아간 범천기지창…“부산시가 사업구조 전면 재검토 나서야"
시의회 김재운 의원, 시정질의 예고
“전담조직 구성·관계기관 회의 정례화,
불합리한 사업 구조도 적극 개선해야”
부산 부산진구 범천기지창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철도차량정비단(범천기지창) 이전·개발사업이 민간사업자 공모 유찰로 사실상 원점(부산일보 8월 5일 자 1면 보도)으로 돌아가면서 부산시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에만 사업성을 떠넘기는 기존 구조로는 사업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부산시가 직접 전담 조직을 꾸려 사업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고 정상화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의회 김재운(부산진3) 의원은 이달 말 예정된 제339회 임시회 시정질의를 통해 범천기지창 사업 지연 원인을 따지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부산시의 역할과 대책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범천기지창 사업은 부산진구 범천동 965-3번지 일원 20만㎡ 규모의 코레일 부지에 있는 철도시설을 강서구 송정동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에 부산의 미래 성장을 이끌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1조 6429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낮은 사업성과 불리한 사업 구조에 대한 민간업계의 우려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추진된 민간사업자 공모가 결국 유찰돼 사업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김 의원은 범천기지창 사업을 단순한 철도시설 이전 사업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범천기지창 부지가 서면과 문현금융단지를 잇는 원도심의 핵심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사업의 성패가 부산 원도심 대개조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특히 범천기지창으로 인해 서면과 문현금융단지를 연결하는 도로·보행축이 단절돼 원도심 전반의 공간 재편과 개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지금껏 부산시는 원도심 발전과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사업주체가 코레일이라는 이유로 사업 추진을 코레일에 맡겨두고 뒷짐만 졌다”며 “부산시 주도형 사업관리 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시장 직속의 범천기지창 TF를 구성해야 한다. 국토부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점검회의도 정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 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간사업자가 사업에 참여하려면 1조 2642억 원에 달하는 토지매입비를 우선 부담해야 하고, 철도시설을 신규 부지로 완전히 이전한 뒤에야 기존 부지 개발에 착수할 수 있는 구조여서 민간의 사업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주거시설 비율도 전체의 30% 이내로 제한돼 사업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공모 과정에서부터 이 같은 사업 구조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토지대금 분할납부를 허용하거나 활용 가능한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도 국·시비 등 공공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 민간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거시설 비율을 높이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하지만, 민간사업자가 감당해야 할 공공기여 수준을 조정하는 등 사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부산시가 정책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시가 현실적인 로드맵을 새로 마련해 범천기지창이 표류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김재운(부산진3) 의원. 부산일보DB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