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끈 홈플러스 수사…국회 ‘김병주 면죄부’ 경고
국감서 MBK 홈플러스 수사 장기화 질타
부정발행 1조 8903억…영장엔 1164억 원만
금감원은 직무정지 중징계 절차 진행
김병주, 23일 중기부 종감 증인 재채택
MBK "전단채 발행 관여 안 했다" 부인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MBK파트너스 경영진 수사가 1년 반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사기관이 혐의를 지나치게 좁게 잡았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전날(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방공소청(옛 서울중앙지검) 등 수도권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홈프러스 관련 수사 결과를 따져 물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4월 사건을 넘긴 뒤 1년 6개월 동안 무엇을 밝혀냈느냐는 것이다.
이 의원은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가 400명을 넘고 직접고용 노동자만 약 2만 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최대 약 10만 명의 생계가 달려 있다”며 수사 지연을 문제 삼았다.
수사 부서가 반부패수사3부에서 2부로 옮겨지고 주임검사가 바뀐 경위도 질의 대상에 올랐다. 이 의원은 수사팀이 MBK 김병주 회장 기소를 검토하고도 불기소 의견을 대검찰청에 보고했다가 반려됐다는 최근 보도 내용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공소청 박철우 청장은 “수사팀과 기관장의 의견은 일치하며, 마치 엇박자가 난 것처럼 기사가 나온 것은 어떤 배후가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감에서는 금감원 조사 결과와 검찰 영장 사이의 금액 차이가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금감원이 지난해 4월과 12월 두 차례 관련 사건을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차 요청서에서 2024년 3월 이후 발행된 홈플러스 단기채권의 부정발행 혐의 금액을 1조 8903억 원으로 봤다. 단기채권 발행이 김 회장에게 보고됐고 그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이 지난 1월 김 회장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적시한 사기 금액은 1164억 원에 그쳤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예정 통지를 받기 직전인 지난해 2월 17~25일 발행분만 따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본 금액의 6% 수준이다.
김 의원은 MBK가 회생을 미리 준비했다는 정황도 짚었다. 금감원 이복현 당시 원장은 지난해 4월 MBK가 상당 기간 전부터 회생신청을 계획한 구체적 증거를 검찰에 넘겼다고 발표했고, MBK도 2023년 대형 유통회사의 회생절차 적합성을 외부에 자문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 의원은 “노동자, 입점업체, 전단채 등 수십만 명 생존권을 벼랑 끝에 둔 것”이라며 “2023년부터 회생을 계획했고 2024년부터 전단채를 발행한 게 명백하다면 이는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병주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수사 의뢰와 별도로 MBK에 대한 행정 제재 절차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 7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MBK에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유지했다.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에 내려지는 첫 중징계다.
금감원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권을 포기했다고 봤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등 출자자가 투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제재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김 회장을 다시 불렀다. 입점 상인·납품업체 피해와 대주주 책임을 따지기 위해서다. 김 회장은 지난 7일 중기부 국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MBK 측은 문제가 된 전단채는 신영증권이 발행하고 증권사들이 판매한 상품으로 MBK는 발행과 판매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김 회장도 발행을 지시하거나 홈플러스 일상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운영자금 20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법원에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았다. 이후 김 회장이 메리츠금융그룹의 긴급운영자금 대출에 연대보증을 서면서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됐다. 홈플러스는 9월 회생계획 인가를 받은 뒤 폐점 점포 19곳의 부동산과 대형마트 67개 점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