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잃고 기능 잃은 노포터미널… “부산 전체 수요 맞춰 재편해야” [시외버스 교통 새판 짜자]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하 - ‘도심 밖 터미널’의 한계
철도 확장에 장거리 승객 이탈
25년 새 이용객 5분의 1 토막
거점 기능 약화에 상가도 침체
시 추진 복합개발도 실효 논란

지난 18일 오전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박차장에서 운행 전 차량들이 대기 중이다. 지난 18일 오전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박차장에서 운행 전 차량들이 대기 중이다.

행정력 사각 속에 부산의 관문 역할을 하는 주요 시외버스 정류소가 방치(부산일보 5월 18일 자 1면 보도)되어 있는 근본 원인은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이하 노포터미널)의 기능 상실이다. 노포터미널은 개장 25년이 지났지만 낮은 접근성 등을 이유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광역철도망 구축과 대형 상업 시설 개발을 통해 노포터미널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높다. 전문가들은 시설 개발보다 교통 수요에 맞는 새판 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철도와 시외버스와의 연계를 중심에 두고 새로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예 부전역이나 북항 등 도심 이전 제안도 나온다.

■‘자충수’ 된 외곽 이전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노포터미널의 지난 3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3823명이다. 금정구 노포동에서 문을 연 2001년(1만 7758명)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노포터미널 상가 점포 25곳 가운데 5곳은 공실이다. 이마저도 부산시설공단(이하 공단)이 최근 빈 점포 2곳을 승객 대기 공간 등으로 용도 전환하면서 줄어든 수치다. 공실 5곳 중 4곳은 공단이 터미널 시설 관리를 시작한 2021년 9월 이후 현재까지 비어 있는 ‘악성 공실’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속적인 이용객 감소가 공실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노포터미널 침체는 철도 노선의 활성화로 가속화했다. 고속철도가 도입되면서 서울 등을 오가는 장거리 노선 승객이 대거 이탈했다. 2021년 12월 동해선 개통도 승객 감소에 한몫했다.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을 잇는 동해선 광역전철이 개통되자 2023년 5월 울산을 오가는 시외버스 노선은 이용객 감소로 폐지됐다. 직전까지 하루 32회 운행했던 주력 노선이었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도시 부산의 북쪽 끝에 치우친 터미널 위치이다. 부산시는 2001년 도심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동래구에 나뉘어 있던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을 모아 현 위치로 옮겼다. 당시 시외버스가 시내 교통량을 증가시키면 안된다는 이유로 부산의 외곽에 노포터미널이 세워졌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대다수 이용객에게는 외면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노포터미널은 서면에서 도시철도로 30~40분, 해운대까지 1시간 가까이 걸린다. 게다가 터미널에서 운행하는 노선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도심 접근성이 좋은 사상구의 부산서부터미널과 동래, 해운대의 시외버스 정류소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인근 주민이 아니고서야 굳이 먼 노포터미널까지 갈 이유가 없는 구조다.

■복합 개발이 대안 될까

부산시는 장기적으로 노포터미널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노포터미널과 접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을 지나는 철도망이 확충되기 때문이다. 올해 말 노포역과 경남 양산시를 잇는 도시철도 양산선이 개통된다. 노포역과 울산역을 잇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도 2031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부산시 교통혁신과 관계자는 “광역철도망이 구축되면 노포터미널은 철도 이용객들이 시외버스로 갈아타는 광역 환승 거점으로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포터미널과 상업 시설을 결합해 복합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5월부터 25억 원을 들여 북부산 노포역 일원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터미널이 있는 노포동 일원은 그린벨트와 상수도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규제에 묶여 개발이 막혀 있는데, 이를 푸는 방안 마련이 골자다. 공단 관계자는 “향후 용역에 반영하기 위해 상반기 중 대구의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각종 규제를 푸는 것이 어려운데다, 근본적으로 도심과 동떨어진 위치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산동부터미널 관계자는 “복합 개발은 십여년 전부터 거론됐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차라리 구서IC 인근의 옛 태광산업 공장 부지로 터미널을 이전하거나 해운대에서 직통으로 올 수 있는 급행버스를 운영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철도 연계 등 새판 짜야

전문가들은 부산시가 대중교통으로서 시외버스 체계 운영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성대학교 신강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개별 터미널의 활성화가 아닌 부산 지역 전체의 시외버스 수요를 고려한 시외버스 체계, 운영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부산 어디에서나 시외버스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터미널과 정류소, 환승센터 등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비할 때”라고 진단했다.

철도와 도로 등 전체 교통망과의 연계가 핵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부산대학교 배범준 도시공학과 교수는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관점에서 철도망의 사각지대를 시외버스가 보완해야 한다”며 “결국 교통수단 간 편리한 환승이 관건이고, 터미널을 외곽으로 옮겨 떨어진 접근성은 시내버스 등 다른 교통망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연계를 토대로 터미널이 지닌 입지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 내로 이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25년 전에 비해 BRT(중앙버스전용차로) 설치 등으로 도심 내 교통 환경이 달라졌고 부지 확보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동의대 김형보 도시공학과 교수는 “복합 개발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시민들의 시외버스 서비스 이용 편의 제고와는 거리가 멀고 입지 문제로 효과도 미지수”라며 “차라리 복합환승센터 조성이 추진 중인 부전역이나 부산역과 인접한 부산항 북항 일대로 옮기는 발상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끝-

글·사진=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닥터 Q

    부산일보가 선정한 건강상담사

    부산성모안과병원

    썸네일 더보기

    톡한방

    부산일보가 선정한 디지털 한방병원

    태흥당한의원

    썸네일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