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포화 예상된 성평등 장관 지명… “용혜인은 미끼”
용혜인 지명, 야권·2030 남성 반발 격화
십자포화 예견, 청와대 향한 의구심 제기
‘젠더 갈라치기’ ‘시선 돌리기’ 등 해석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데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청와대를 향한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권에선 가족·돌봄 정책 등에 적합한 ‘워킹맘 청년’이라고 엄호하지만, 젠더·여성 정책에 대한 입장이 강성이라 2030 남성과 야권의 십자포화가 사실상 예견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젠더 갈라치기’로 2030 남성의 반발을 키워 지지율 등에서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심지어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앞장서서 추진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쏠릴 관심을 돌리기 위한 ‘미끼’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일하면서 아이 키우고, 똑 부러지게 자기 입장을 밝히는 당찬 여성 인재”라고 용 후보자를 평가했다. 전용기 의원은 “성평등과 가족 정책을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마주해온 만큼 일과 돌봄이 함께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했다. 전날 청와대도 이번 인사 기준은 오직 ‘실력’이란 입장을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용 후보자에 대해 “세대와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했다.
여권 진단과 달리 용 후보자 발탁에 대한 야권과 2030 남성 등의 집중포화는 지속되고 모양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SNS로 “꼴페미(강성 페미니스트 비하 표현) 겨우 정리했더니 그걸 왜 또 건드리냐”며 “차라리 종북을 하라”고 공세를 펼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핵심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고, 비동의간음죄 도입을 지지한 입장 등은 뇌관으로 꼽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범죄 피해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여성에게 지옥문을 열어젖힌 폐지에 앞장선 사람”이라며 “(비동의간음죄 찬성에 대해)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 낼 것이 뻔하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러한 비판이 지속되자 야권을 중심으로 용 후보자를 발탁한 의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용 의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앞세워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낙인찍어 온 갈라치기 선동가”라며 “(이 대통령이) 이대남(20대 남성)과 전쟁을 선포하면 폭락한 지지율이라도 건질 수 있으리라 계산한 모양”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용혜인은 미끼일 뿐, 본질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31일 SNS에 “동성애·동성혼 인정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극단적 갈등을 유발하는 용혜인을 전면에 던져, 국민과 언론의 십자포화를 유도하는 ‘썩은 고기 던지기’ 전략”이라며 “시끄러운 틈을 타 ‘공소 취소 의원 모임’ 대표 출신인 김승원을 앞세워 이 대통령 자신의 범죄 재판을 지우겠다는 수작”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진보 정당인 정의당도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 거센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