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건강정보’ 유튜브 상위 100건 중 24건이 ‘가짜 전문가’
과장된 건강정보에 AI 라벨 누락·광고 수익까지
42건은 생성형 AI 활용 영상…전문가 출연은 6건뿐
박용갑 의원 지적에 구글, 10개 채널 폐쇄 등 조치
노인 건강 관련 유튜브 전문가 사칭 동영상 예시. 출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출 자료 중 구글 유튜브에 게시됐던 영상. 박용갑 의원실 제공
노인 건강 관련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2026년 4월 한 달 기준) 일부 내용 발췌. 박용갑 의원실 제공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가짜 의사·전문가가 출연하는 ‘노인 건강’ 관련 정보 영상이 무분별하게 확산하면서 고령층 어르신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의사·전문가 사칭 영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차단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20일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의사 사칭 등 영상이 확산하면서 어르신 피해가 우려된다”며 잘못된 건강정보의 모니터링과 함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박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한 달 동안 유튜브에 게시된 '노인 건강' 관련 조회수 상위 100건의 영상 중 42건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영상으로 확인됐다. 특히, 100건의 영상 가운데 실제 전문가가 출연한 영상은 단 6건에 불과했고, 24건은 의사 등 전문가를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가짜 전문가 이름을 계정명으로 내세워 마치 의료 현장에서 직접 환자들을 진료한 것처럼 연출하거나, AI 라벨이 누락된 영상도 있었다.
최근 건강증진개발원이 시행한 '건강정보 인식 조사'에 따르면 60대의 45.4%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건강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정보를 접한 매체로는 인터넷 포털(49.7%)이 가장 많았고, 유튜브가 14.4%로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 소관 기타 공공기관인 건강증진개발원은 건강 위해정보 대응을 위해 생산자와 플랫폼을 대상으로 자율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자체 점검과 자율적 준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고, 실제 삭제 요청을 한 사례는 전무했다.
박용갑 국회의원. 박용갑 의원실 제공
이에 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유튜브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코리아는 뒤늦게야 실태 파악에 나서 51개 채널의 100개 영상을 검토한 뒤 유튜브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10개 채널을 폐쇄하고 해당 채널에 게재된 동영상 31건을 삭제했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또 AI 라벨이 누락됐던 영상 13건에는 AI 라벨이 적용됐으며, 5개 채널 10개 영상에는 수익화 중단 조처가 내려졌다.
현행 의료법 제27조제2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또는 간호사 명칭이나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기본법 제31조제3항은 AI 시스템을 이용한 가상의 음향, 이미지 또는 영상 등의 결과물을 제공하는 경우 결과물이 AI 시스템에 의해 생성됐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지 또는 표시토록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유튜브 등으로 건강정보를 접하는 어르신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AI 영상 등에 대한 대책도 시대에 맞춰 촘촘해져야 한다”며 “공공기관과 플랫폼, 의사 등 전문가가 함께 협의체를 꾸려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 쇼츠나 일반 영상 등에서 실제 의사·전문가가 아님에도 전문가 행세를 하거나 효능을 과장해 상품·서비스를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시정명령 및 경고,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AI로 만든 가짜 인물이 의사나 전문가처럼 나와 제품을 추천할 경우 영상·게시물 내에 ‘가상인물’ 또는 ‘AI 생성’ 표시를 의무화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