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한진칼 지분 경쟁’ 나서나
18.46→20.15%로 최대주주 근접
산업銀 보유분 10% 매각 전망 속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다툼 관측
호반그룹이 최근 한진칼 지분을 20.15%로 확대했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면서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2020년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산업은행에 대해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완료 이후 지분 매각설이 나온다. 산업은행 지분을 호반그룹이 가져갈 경우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의 지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지난 10일 한진칼 지분을 20.15%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 이전 지분은 18.46%였다.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칼은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20.57%다. 호반그룹 지분과 단순 비교하면 0.42%포인트(P)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확대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투자업계에선 경영권 확보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17.41%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호반그룹이 지분을 확대할 때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부각됐고 항공업계 업황도 2022년 이후 개선되면서 한진칼 지분 매입은 성공적인 투자가 됐다. iM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10일 종가 기준 호반그룹의 한진칼 주식평가손익은 1조 원이며 수익률은 +125.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한진칼에서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을 제외한 대주주는 델타항공(14.90%), 산업은행(10.58%), 국민연금(5.44%), LX판토스(3.83%)다. 이 가운데 델타항공, 산업은행, LX판토스는 조 회장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경우 2027년 이후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2020년 한진그룹과 8000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5000억 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고 3000억 원은 한진칼의 교환사채를 인수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 추진을 위해”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고 내년 1분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 저비용항공사(LCC)로 합병되면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유상증자 당시 주당 7만 800원에 취득한 한진칼의 주가는 14일 오전 10시 기준 12만 5400원을 기록했다. 5000억 원의 투자금이 9000억 원에 근접하는 규모로 불어난 셈이다.
증권가에선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매각 영향에 대해 분석이 엇갈린다. iM증권은 “만약 산업은행의 지분을 호반그룹 측이 가져갈 수 있다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2025년 말 공시 기준 한진 우호주주 추정 기업(LX판토스·GS리테일·네이버·한일시멘트·효성)의 합산 지분은 6.82%이고 이외 드러나지 않은 우호 지분도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대주주+델타항공+우호주주 추정 합산 지분율이 42.28% 내외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만약 산업은행 지분이 전량 호반으로 넘어간다 해도 11.5%P의 격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