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580돌, 소리와 붓끝, 현대 미술로 다시 태어나다
부산국악원, 칸타타 울림 속에 창제 정신
한글서체연구회, 330여 점에 묵향 담아
KT&G 상상마당, 스토리텔링 시선 확장
한글날의 시초 ‘가갸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가갸거겨고!’는 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5층에서 열린다. 사진은 박지후의 '세종대왕'. 김은영 기자
한글날의 시초 ‘가갸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가갸거겨고!’는 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5층에서 열린다. 사진은 박지후의 '세종대왕'(부분). 김은영 기자
한글 반포 580돌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한글의 역사와 조형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행사가 잇따른다. 훈민정음 창제 정신을 국악 칸타타로 풀어낸 무대, 한글 서체의 미학을 살핀 서예 교류전, ‘가갸날’ 100주년을 기념한 현대미술 전시까지 소리와 붓, 이미지로 확장된 한글의 오늘을 만나본다.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성악단 정기연주회 '정음' 공연 포스터.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한글 창제 정신, 국악 칸타타로
국립부산국악원이 한글 반포 580돌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기악단·성악단 정기연주회 ‘정음’을 선보인다.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과 10일 오후 3시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에 깃든 ‘하늘·땅·사람’의 의미를 국악 칸타타 형식으로 풀어낸다.
공연 제목인 ‘정음(正音)’은 ‘바른 소리’를 뜻한다. 이는 훈민정음이 지닌 본래의 의미와 맞닿아 있다. 한글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기록하는 문자라면, 국악은 우리의 삶과 정서를 소리로 표현해 온 예술이다. 국립부산국악원은 이번 공연에서 이러한 한글의 정신을 ‘소리’라는 국악의 본질적 언어를 통해 풀어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국립부산국악원 기악단·성악단과 부산시립합창단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된다. 국악 성악의 음색과 서양 합창의 울림, 국악관현악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점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제작진으로는 문숙현 대본·작사, 송혁규 연출, 서순정 작곡, 이태영 객원지휘자가 함께한다. 관람료는 S석 2만 원, A석 1만 원. 문의 051-811-0114.
580돌 한글날 기념 ‘제24회 한글서예 한마당’ 설치 전경. 한국서체연구회 제공
■붓끝에 담아낸 한글 서체의 미학
(사)한국서체연구회가 주최하는 ‘제24회 한글서예 한마당’과 ‘2026 한·중·일 서예술교류전’, ‘제3회 한국서체대전 전국회원대회’는 5일부터 10일까지 부산시청 2층 전시실(1~3전관)에서 개최된다.
훈민정음 해례본체와 붓글씨체(언해본체·궁체 계열) 중심의 한글 서체 전통과 미학을 조명하는 이번 행사에는 총 330여 점의 대규모 서예 작품이 출품된다. 회원 70인의 서체별 작품을 다룬 ‘한글서예 한마당’(제2전시실) 외에도, 한·중·일 작가 90인의 자국 문자를 담은 교류전(제3전시실), 전국 회원들의 역량을 겨루는 서체대전 입상작(제1전시실)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서체연구회 허경무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한글의 독창성과 서예 예술의 가치를 고찰하고, 동아시아 3국의 서예 문화 교류와 한글 서체의 올바른 정통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다”면서 “특히 한글서체의 예술적 깊이를 널리 알리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한글날인 9일 오전 10시 30분 3전시실에서 열린다. 문의 051-464-1231.
한글날의 시초 ‘가갸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가갸거겨고!’는 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5층에서 열린다. 사진은 교실로 꾸민 전시장으로, 벽면에 박행복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한글날의 시초 ‘가갸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가갸거겨고!’는 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5층에서 열린다. 사진은 박지후 작가 작품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꾸몄다. 왼쪽에는 '사투리 의자'가 놓여 있다.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가상의 학교에서 만나는 한글
한글날의 시초 ‘가갸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 ‘가갸거겨고!’는 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부산진구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5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가상의 학교’를 배경으로 입학부터 졸업까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도입해 익숙한 한글을 색다르게 체감하도록 구성했다. 박지후(일러스트레이션), 박행복(회화) 두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부산 사투리와 한글을 활용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리 글이 지닌 예술적 가능성과 매력을 청소년과 시민 누구나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유료 전시로, 지역 주민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관람료는 19세 이상 성인 기준 1만 5000원, 어린이·청소년 1만 원, 36개월 미만 무료. 부산 거주자와 부산 활동 증빙 가능자는 1만 원, 방과후행복카드 소지자 7500원.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오후 6시 입장 마감).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