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건강진단] 직업병 ‘유해인자 예측’부터 추적 검사까지

  • 가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작업환경에 따라 검사항목 달라져
업무배치 전에 먼저 건강진단 받아
금속류·분진·소음 등이 ‘유해인자’
새벽배송 이슈로 야간근무도 관심
질환 의심자는 업무수행 금지 조치
사후관리와 작업환경 개선도 중요

직업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어떤 일을 하니까 어디가 아플 수 있는가’를 추적하는 검사가 특수 건강진단이다. 부산 이샘병원 검진센터 의료진들이 기업체 직원들의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샘병원 제공 직업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어떤 일을 하니까 어디가 아플 수 있는가’를 추적하는 검사가 특수 건강진단이다. 부산 이샘병원 검진센터 의료진들이 기업체 직원들의 건강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이샘병원 제공

건강보험 가입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 건강검진이라면 직업병 노출 위험이 있는 근로자들이 받는 것이 특수 건강진단이다. 직업에 따른 특정 유해인자에 맞춰 실시하는 건강진단이라는 뜻이다. ‘어디가 아픈가’를 체크하기 보다는 ‘어떤 일을 하니까 어디가 아플 수 있는가’를 추적하는 검사라고 보면 된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물질을 다루는가에 따라 검사항목이 달라진다. 소음과 일한다면 귀를, 분진이 많으면 폐를, 화학물질을 취급하면 관련 장기를 정밀하게 체크하게 된다.


■일반 검진 vs 특수 건강진단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동안 발생하는 질병을 직업병이라고 한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이나 분진 등에 의해서 생기는 진폐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근무환경에서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쳐 직업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유해인자라고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 130조에는 직업병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유해인자들을 따로 지정해 놓고 있다.

공단에서 실시하는 일반검진의 검사항목은 신체 계측이나 혈압, 혈당 측정 등 개인별로 거의 차이가 없고 획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특수 건강진단은 일하는 도중에 노출되는 유해인자에 따라 검사항목이 별도로 정해진다.

작업환경 측정기관에서 사업장의 작업환경을 먼저 측정한 후 이를 분석해서 해당하는 유해인자에 대한 개별 노출 유무와 그 정도를 판단한다. 이러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개인별 검사항목을 정하고, 사업주의 요청에 따라서 특수 건강진단 기관에서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일반검진이나 국가 암검진 등은 보통 2년을 주기로 검진을 받는데 비해 특수검진은 유해인자에 따라 검진 주기가 다양하고 조금 복잡하다. 실제 작업에 배치되기 전에 건강진단을 먼저 받는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발암물질로 잘 알려진 벤젠을 취급하는 근로자가 있다고 하면 해당 작업을 하기 전에 먼저 이런 작업을 했을 때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체크해 보는 것이다.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으면 작업 현장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 벤젠의 경우 배치 후에 첫 번째 검사를 2개월 이내에 받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6개월 주기로 꾸준하게 장해 발생여부를 검사를 통해 체크한다.

이샘병원 직업환경의학과 박시우 진료원장은 “유해인자별로 6개월부터 2년까지 정해진 시기와 주기가 있다. 이것은 작업환경 측정 결과나 직업병 유소견자의 발견 유무에 따라서 주기가 단축될 수도 있으니, 사업주가 면밀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업병 위협하는 유해인자들

직업병의 유해인자는 유기화합물, 금속류, 분진, 소음, 진동 등이 대표적이다.

유기 화합물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언급된 화합물만 100종 이상이다. 벤젠, 톨루엔, 가솔린, 메탄올 등 산업현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벤젠에 장기간 노출되면 골수기능 저하와 백혈병 등의 위험이 커지며 톨루엔은 접촉성 피부염과 중추신경계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금속류 중에서 납은 빈혈과 말초신경계·신장 등의 손상을, 수은은 신경계와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카드뮴은 신장과 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크롬·니켈 화합물은 피부 호흡기질환과 폐암, 부비동암 위험을 높인다.

분진도 매우 중요한 유해인자다. 결정형 유리규산(실리카) 등이 포함된 광물성 분진에 장기간 노출되면 진폐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목재 분진은 호흡기 질환 및 일부 암과 관련이 있다. 용접 작업에서는 용접 흄과 금속 성분의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물리적 인자는 소음과 진동이 대표적이다. 장기간 높은 수준의 소음에 노출되면 회복하기 어려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굴착기, 전동톱, 착암기 등의 작업도구를 오래 사용하는 작업자들은 손가락 혈관 수축과 통증이 동반되는 레이노 현상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야간근무, 피할 수 없는 위험

야간근무는 원래 하면 안 되는 시간대에 하는 노동이다. 이미 많은 연구로 위험이 확인된 유해인자다. 택배기사들의 ‘새벽배송’이 사회적인 논쟁이 되면서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근무를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2A군은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수준에 해당되는 분류다.

유기화합물과 금속류 등은 유해성은 있지만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하지만 야간근무는 노출을 선택하거나 피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더 강조된다.

야간작업 근로자들은 모두 특수 건강진단 대상자다. 야간근무가 월 4회 이상, 월 평균 60시간 이상이면 여기에 해당된다.

박시우 원장은 “야간근무를 하게 되면 수축기와 확장기 혈압이 상승해 휴식을 취하더라도 회복이 잘 안된다. 야간작업은 불면증, 우울증, 심혈관질환,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이샘병원 박시우 원장이 특수 건강진단 수검자 문진을 하는 모습. 이샘병원 제공 부산 이샘병원 박시우 원장이 특수 건강진단 수검자 문진을 하는 모습. 이샘병원 제공

■사후관리 거쳐 작업환경 개선 필요

특수 건강진단은 검진 못지 않게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검진은 출발점이고, 진짜 필요한 것은 사후관리와 작업환경 개선이다.

수검자의 1차 검사 결과를 검진기관이 사업주에게 30일 이내에 통보하게 되는데, 판정결과에 따라 사후관리가 필요한 근로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검진결과에 따라 A등급의 정상부터 D등급의 질환 의심자까지 구분하게 된다. 이러한 판정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는 업무수행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한다. 그외에도 건강상담, 추적검사, 약물치료 등의 의학적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업주는 의사의 사후관리 내용에 따른 건강 보호조치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박시우 원장은 “사후관리는 직업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하기 위한 예방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보면 된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작업장소 변경, 근로시간 단축, 작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닥터 Q

    부산일보가 선정한 건강상담사

    부산성모안과병원

    썸네일 더보기

    톡한방

    부산일보가 선정한 디지털 한방병원

    태흥당한의원

    썸네일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