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모·지뢰 세레머니 논란…병역특례 53년 만에 대수술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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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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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축구 박승수·이기혁 등 자초
국힘, 논평 통해 “기준 재설계해야”
민주 안규백 “이미 폐지했어야”
국위선양 취지 약화·군 병력 급감


최우진 선수가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영상 캡처. 최우진 선수가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영상 캡처.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박승수 선수 인스타그램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박승수 선수 인스타그램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이 아마추어 실업팀 수준의 상대를 꺾고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특례를 받는 것이 과도한 혜택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뒤 ‘군 면제’를 앞세운 세리머니와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병역특례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 형평성을 둘러싼 국민적 반감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이번 논란을 몇몇 선수의 말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시대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종목별 경쟁 수준과 국제적 위상 등을 반영해 기준을 재설계하고,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복무와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이제 병역특례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방위에서도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폐지·개편론이 잇따랐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안규백 의원은 “병역특례제 폐지는 이미 했어야 하는 일”이라며 병력 자원 감소 상황을 고려해 예술·체육 분야 특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일영 의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금메달과 병역특례는 다른 문제”라며 “시대가 달라진 만큼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의 불씨는 야구 대표팀의 우승이었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은 전원이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 선수인 일본에 예선에서 0 대 5로 완패한 뒤 결승에서 3 대 1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금메달로 병역 미필 선수 16명이 군 면제를 받았다. 일본 언론이 한국 대표팀의 강한 동력으로 병역 혜택을 거론할 정도였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잇단 언행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박승수(뉴캐슬)는 금메달 획득 뒤 SNS에 전역모를 연상시키는 모자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는 영상을 올렸다. 주장 이기혁(강원)은 취재진에게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쳤고, 양민혁은 “메달이나 트로피보다 군 면제라는 보상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최우진(전북)은 절뚝거리며 걷다가 신발 밑에서 금메달을 꺼내는 영상을 올려 최근 DMZ 지뢰 폭발 사고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우진은 해외 유행 밈을 따라 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3세 이하로 구성된 반면 결승 상대 일본은 21세 이하 대표팀이었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국위선양에 대한 합당한 보상인가, 사실상 병역 회피 수단인가”라는 논쟁도 거세졌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4일 선수들의 발언에 대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국가대표답게 표현에 품위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는 1973년 국제대회 성과를 통한 국위선양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저출생에 따른 병력 자원 감소와 병역 공정성 요구가 커지면서 제도 존폐 논란은 반복돼 왔다.

현행 제도상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간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며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복무 부담이 현역병과 크게 다르다는 인식 때문에 사실상 ‘군 면제’로 받아들여진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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