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정무직 견제 조례 보류…‘강 대 강’ 대치 예고
시 비서실장, 의회 출석 포함 조례
시, 정무직 활동 필요성 어필한 듯
김 의원 “시가 협상 여지 좁혀놔”
시-시의회 정면 충돌 비화 가능성
인사청문 대상 확대 조례는 통과
전재수 부산시장이 28일 부산시의회 제339회 임시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전재수 부산시장의 정책 결정과 현안 추진 과정에서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정무직 공무원을 견제·감독하기 위해 발의된 조례가 부산시의회 임시회 첫날 보류됐다. 부산시 조직개편안 통과를 논의할 임시회의 첫날부터 엇박자가 나오면서 시와 시의회 간 공방이 정면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김태효 의원(해운대구3)이 발의한 ‘부산시의회에 출석해 답변할 수 있는 관계공무원 등의 범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보류했다.
이 조례에는 부산시 조직 체계상 정무직 공무원들을 총괄하는 비서실장이 시의회 상임위원회나 행정사무감사 등에 출석해 답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김 의원은 시장 직속 비서실을 신설해 정무직 공무원들을 관리하자는 조례안도 발의했지만 이날 임시회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이 조례의 보류는 민선 9기 시정 초반부터 시의회가 지나치게 정무직들의 활동 반경을 옭아매지 말아달라는 시의 요청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무직 공무원은 시장의 정책 철학과 공약을 시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보니 자칫 시정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서실장 출석을 규정하는 조례가 이날은 보류됐지만 추가 논의를 거쳐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시장의 조직개편 권한과 연관된 비서실 신설 조례에는 부담을 느끼는 시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다음 달 1일 의원총회를 열고 정무직 견제 조례에 대한 뜻을 모으기로 했다.
시 정무직을 향한 견제구에 보다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의회 기재위원장이기도 한 김태효 의원은 “비서실을 신설하자는 조례도 아닌데 시에서 과민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과 비서실을 신설하자는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은 함께 상정될 방침인데 시가 먼저 협상의 여지를 좁혀놨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의회에는 김 의원이 지난 회기 때 발의한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 개정안’은 수정·의결됐다. 수정안에 따르면 현재 10개인 인사청문 대상 부산시 출자·출연기관이 22개 기관 전체로 확대된다.
벡스코,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기술창업투자원,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아시아드CC, 부산글로벌도시재단, 부산시사회서비스원, 부산여성가족과평생교육진흥원, 부산디자인진흥원이 추가됐다.
이 가운데 벡스코 대표는 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해야 하고, 나머지는 해당 상임위원회가 주최하는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게 된다.
기존 청문대상 10개 기관(부산교통공사, 부산도시공사, 부산관광공사,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부산연구원, 부산신용보증재단, 부산경제진흥원, 부산시의료원, 부산테크노파크) 가운데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시의료원, 부산연구원의 대표도 해당 상임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하면 된다.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이 내달 11일로 예정된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즉시 시행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