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오심 '희생양'된 양태영 잃어버린 金 되찾나
美 언론도 '양보하거나 공동 수상' 주장

아테네올림픽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경기에서 양태영(경북체육회)의 평행봉 점수 채점이 오심으로 드러나면서 이 사건이 이번 대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체조연맹(FIG)이 21일 양태영의 평행봉 점수 채점이 오심이었다고 인정하고 해당 심판 3명을 징계한 데 이어 미국 언론도 이번 사건을 크게 보도하면서 금메달 공동 수상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선 것. 또 파문이 확산되자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폴 햄도 FIG의 결정에 따라서는 금메달을 양보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폴 햄은 23일 아테네올림픽 인도어홀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종목별 결승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FIG가 양태영이 우승자라고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여전히 챔피언'이라고 덧붙여 FIG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스스로 금메달을 내놓을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햄의 발언은 FIG가 심판 3명에게 양태영의 점수를 제대로 매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판정하고 징계를 내린 데다 미국 내 언론이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쪽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데 대한 반발을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햄은 '모든 경기가 끝난 뒤에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본다면 수많은 오심이 뒤늦게 적발되기 마련'이라면서 '나와 코치들이 당시 경기 내용을 돌려봤는데 다른 오심도 많았는데 그걸 모두 바로잡으면 모든 게 엉망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 언론은 판정 잘못을 바로잡으려면 햄의 금메달을 양태영에게 주던가 공동 금메달을 수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2일 개인종합에서 심판 채점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는 FIG의 발표 후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관계자들이 공동 금메달 수여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체조선수 오심으로 차지한 금메달 나눠 가질 수도'라는 제하의 아테네발 기사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그러나 양태영에게 또 하나의 금메달을 수여하자는 안을 FIG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받아들일 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종합 1면 기사에서 '미국 체조선수 실수로 수여된 금메달 유지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폴 햄은 지난 18일 밤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 개인종합에서 채점 실수로 금메달을 받았다'면서 '그 때문에 동메달을 받은 한국의 양태영이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스포츠면 머리기사로 '햄이 실수로 금메달 획득,그러나 금메달 유지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대표단 유재순씨가 '우리는 이 오심이 정정되기를 원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폴 햄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서 그의 금메달을 빼앗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테네=남태우기자·일부연합 l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