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의혹 해소 위해 8부두 현장 실사 협조”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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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8부두 미군부대를 지휘하는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부 로버트 P 맨 주니어(왼쪽) 군수사령관은 지난 7일 부산 남구청을 찾아 박재범 남구청장과 ‘주피터 프로젝트’ 관련 면담을 가졌다. 부산 남구청 제공 부산항 8부두 미군부대를 지휘하는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부 로버트 P 맨 주니어(왼쪽) 군수사령관은 지난 7일 부산 남구청을 찾아 박재범 남구청장과 ‘주피터 프로젝트’ 관련 면담을 가졌다. 부산 남구청 제공

주한미군이 부산항 8부두에서 생화학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의혹(본보 지난 4월 23일 자 4면 등)이 불거진 뒤 미군이 처음으로 “8부두 현장 실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8부두 인근 주민들은 “증거 은폐 뒤 이뤄지는 현장 실사는 의미가 없다”며 미군의 주피터 프로젝트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미군, 7일 협조 의사 처음 밝혀

주민, 주피터 프로젝트 중단 요구

“증거 은폐 뒤 실사 무의미” 규탄

9일 부산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미 육군 대구기지 사령부 로버트 P 맨 주니어 군수사령관은 남구청을 찾아 미군의 생화학방어 프로그램 ‘주피터(JUPITR) 프로젝트’ 관련 박재범 남구청장과 면담을 가졌다. 맨 군수사령관이 소속된 미 육군 대구기지는 현재 부산항 8부두 미군부대를 지휘하고 있다. 박 청장과 맨 사령관의 면담은 미군 측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 청장은 “주민, 전문가, 국회의원,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현장 실사단이 8부두 미군부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맨 군수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나 현장실사단 방문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올해 주피터 프로젝트 논란 재점화 이후 미군이 우리 국방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미군의 현장실사단 방문 협조 입장에도 주피터 프로젝트 폐기 요구를 고수했다. 감만 8부두 미군부대 세균무기기실험실 추방 부산시민대책위는 8일 오후 4시께 부산 남구 감만동 홈플러스 앞에서 미군의 생화학 무기 실험을 규탄하는 ‘6·8 주민대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주민 600여 명이 모여 세균실험실 추방 결의를 다지고 8부두 미군기지까지 행진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손이헌 대연우암공동체 대표는 “미국 자국에서는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에서 하는 실험을 사람들이 사는 구간과 불과 15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하고 있다”며 “이는 이곳에 사는 주민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최근 8두부를 출입하는 철도 노동자들의 작업 중지 명령을 요청한 철도노조 측도 발언을 이어갔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강성규 본부장은 “세균 실험은 남구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기에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영·박혜랑 기자 rang@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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