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발적으로 느는데 ‘음압병실 부족’ 어쩌나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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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이들을 격리 수용하며 치료할 수 있는 ‘음압병실’ 부족 사태가 현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면서 부산 내 음압병실에서 이 지역의 확진자들을 수용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음압병상 수용 한계

부산엔 94개, 수용 가능성 높아

전면 확산 땐 병상 부족 불 보듯

부산시 “부산의료원 병동 활용”

20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은 20일 코로나19 대응 지역의료기관장 대책 회의에서 “안전과 생명에 지역의 경계는 없다”며 대구와 경북에서 음압병실 부족 사태로 요청이 들어오면 부산의 음압병실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은 “정부가 필요하다면 부산·울산·경남 음압병실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당연한 일”이라며 “음압병실뿐 아니라 대구·경북과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의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19일 노홍인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이 “대구·경북 지역의 음압 시설 수요가 초과되면 부울경 권역을 나눠 같이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응답으로 해석된다. 음압병실은 병실 내 압력을 낮춰 공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한 특수병실이다.

현재 대구에 갖춰진 음압 병상 수는 33개 병실에 54개 병상, 경북에는 32개 병실에 34개 병상이 있다. 반면 20일 하루에만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50여 명이 늘어나면서, 대구·경북의 음압병실은 이미 수용 한계 사태에 이르고 있다.

현재로선 부산의 음압병실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 부산의료원 10개 병실에 26개 병상, 부산대병원 10개 병실에 25개 병상 등 모두 94개(2월 20일 기준) 음압병상이 확보돼 있다. 또 음압병실에서 격리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없는 만큼, 다른 지역 확진자를 부산으로 이송 격리하더라도 지역방역 체계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방역 체계 구축이 지역을 넘어선 국가적 대응 차원의 일환인 점을 고려하면, 다른 지역 확진자 수용은 당연한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자칫 부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면, 지역 내 확진자를 처리하기에도 음압병실이 부족한 사태가 올 수 있다. 실제로 대구의 31번 확진자가 수십 명을 감염시킨 의혹을 받는 것처럼, 부산에서도 ‘슈퍼 전파’가 발생할 경우 음압병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또 확진자에 대해선 ‘1인 1실’ 수용이 원칙인 만큼, 일부 다인실의 병상은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부산시도 감염병이 전면적으로 확산하면 부산의료원 병동 일부를 통째로 비워 일반 병상 100개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음압병실뿐만 아니라 의료진 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내과 전문의가 전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역 내 감염내과 전문의는 적다. 부산의료원의 경우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어, 가정의학과·소아청소년과·호흡기내과 의사들이 의심 환자를 교대로 맡고 있다. 이들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감염내과 전문의 부족과 함께, 활용 가능한 의사의 피로 누적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지난해 12월 기준 파악된 전국의 음압병상은 서울이 239개 병실에 383개 병상, 경기가 113개 병실에 143개 병상 등 모두 755개 병실에 1027개 병상이었다. 대한병원협회는 코로나19 환자를 모두 음압병실에서 치료하다 보면 의료계가 보유한 격리 병상이나 음압병실로는 환자를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추가 병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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