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 찾는 멸종위기종 큰고니, 3년 연속 감소…이유는?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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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대교가 건설될 예정인 낙동강 하구 지역에서 관찰된 고니.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대저대교가 건설될 예정인 낙동강 하구 지역에서 관찰된 고니.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를 찾는 큰고니 수가 3년 연속 크게 감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 환경단체는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등 철새들의 서식 환경에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며 예정된 개발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최근 3년간 월동기(10월~3월)에 낙동강 하구를 찾는 큰고니(백조) 수가 급감했다고 19일 밝혔다. 최대 개체가 관찰된 달을 기준으로 2018년 2월 1509마리, 2019년 1월 1520마리, 2019년 12월 1220마리가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보통 3000마리 이상 관찰될 때가 많은데 3년 연속 평균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진 적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개체 수가 크게 떨어진 바로 다음 해에 3000마리대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2004년부터 낙동강 하구 10개 구역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해당 조사를 진행해왔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철새 서식 환경에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며 명확한 실태 조사와 개발 중단 등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멸종위기종 큰고니 감소 실태에 대한 정밀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큰고니의 핵심 서식지를 관통하는 대저대교와 엄궁대교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에 예정된 장락대교 건설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난개발 등이 큰고니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고, 대교 건설이 ‘서식지 분산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낙동강에코센터 관계자는 “을숙도를 찾는 큰고니 개체 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지역은 줄어든 곳도 있다”며 “큰고니 등 철새들이 겨울을 보낼 서식 공간을 확보하고, 부족한 먹이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겨울철 날씨가 상대적으로 따뜻해지면서 큰고니가 좀 더 기온이 높은 곳을 찾으려고 남하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며 “겨울철에 창원이나 서해안 등 다른 지역에 잔류하는 큰고니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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