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국회를 찾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의원회관에서 지역 의원을 면담하기 위해 가고 있다. 김종호 기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와 관련, 3일 “검증위의 역할은 2018년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기술 검증”이라며 “검증 결과 발표에 국토부의 보완대책 등이 담기는 식의 결론이 나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변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중순 중 (검증위) 내부 첫 보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고, 최종 결론은 6월 안에 나올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검증위가 당초 합의된 역할을 넘어서서 국토부의 입장을 대폭 반영하는 사실상의 ‘정책 결정’을 할 가능성에 대해 미리 차단막을 친 것이다. 이는 김해신공항의 안전성, 소음, 환경 등에 적잖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정부 정책을 뒤집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검증위의 내부 기류를 반영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서울 기자간담회서 밝혀

“검증위 역할은 기술검증 국한”

정책 결정 가능성 사전 차단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감안

연내 관문공항 결정 나와야”

이 자리에 배석한 부산시 관계자도 “검증위 출범 당시부터 기술적인 검증만 하겠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위원들이 정책적 영역을 결정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변 권한대행은 검증위의 검증 결과에 대해 “전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변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검증위가 있는 그대로 객관적인 기술 검증 내용만 발표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정 총리도 이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 권한대행은 “(검증위 발표는) 김해공항 확장이냐, 가덕도 신공항이냐의 문제와는 별개”라며 “종합적인 결론은 총리실과 국토부 그리고 이해당사자인 부산이 모두 참여하는 자리에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검증 결과 발표 이후 종합적인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행정위원회 등 관련 기구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변 권한대행은 국가 사업으로 확정된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엑스포가 부산에서 열리면 세계 160개국 이상에서 부산을 방문하게 되는데,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이 없으면 방문객들이 인천공항을 경유해야 하는 등 엄청난 불편을 겪게 된다”며 “정부가 처음 동남권 관문공항 논의가 시작된 과거와 달라진 상황을 최종 판단에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권한대행은 신공항 결론이 자꾸 미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달 중 검증 결과가 발표되고, 올해 안에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경우 오는 2028년까지 공항 건설을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박재호, 통합당 이헌승·김도읍·장제원·하태경 의원 등 부산 지역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동남권 관문공항이 꼭 필요하다”며 김해신공항 검증이 신속하게 결론 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4일에는 미래통합당 소속 부산시의원 전원이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대통령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변 권한대행은 여야 의원들과 면담에서 △지역혁신플랫폼 △제3차 규제자유특구 지정 △부산 상생형일자리 등 6~7월 중 선정 예정인 주요 공모사업과 내년도 국비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 지원을 부탁했다. 시는 조만간 정부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올해 국비 7조 원 시대를 연 만큼 내년도 국비 지원액을 7조 5000억 원 수준에서 요구할 방침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