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친일파 백선엽 장군 갈 곳은 현충원 아닌 야스쿠니신사"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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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것을 두고 시민단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12일 성명을 내고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규정된 고 백선엽 씨에게 믿기 힘든 국가 의전이 제공되고 있다"고 했다.

센터는 "백 씨는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중위로 복무하며 일제의 침략 전쟁에 자발적으로 부역했다"며 "이 조선인 일본군은 광복 이후 대한민국 육군참모총장을 지내고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친일 행적에 대해 사죄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육군이 백 장군의 장례를 5일간 육군장으로 진행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한 것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센터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들에게 친일파를 우리 군의 어버이로 소개하며 허리 숙여 참배하게 하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백 씨가 갈 곳은 현충원이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군참모총장은 육군장을 중지하고, 조기 게양으로 국기를 모독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며, 국가보훈처도 대전현충원에 백 씨를 안장하는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회는 김홍걸 의원 등이 발의한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 친일파를 국립묘지에서 모두 파묘해 이장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서 생각에 잠긴 백선엽 장군.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년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서 생각에 잠긴 백선엽 장군. 연합뉴스 자료사진

'6·25 영웅' 백 장군은 지난 10일 오후 11시 4분께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은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를 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33세의 나이에 한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다부동 전투 때 도망치는 장병들을 모아 "내가 앞장서 싸우겠다. 만약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쏘라"며 배수의 진을 쳐 후퇴를 막았던 일화가 유명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 간도특설대에 복무해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명단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육군은 11일 백 장군 부고를 내고 오는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육군장 영결식을 연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서 안장식이 거행된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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