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도영 단장 “의료빅데이터 구축해 치매 ·파킨슨병 진단 치료 선도”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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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영 동아대병원 연구지원단장. 동아대병원 제공 강도영 동아대병원 연구지원단장. 동아대병원 제공

“치매·파킨슨병 같은 뇌질환은 조기 진단해 발견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관건이지요.”

강도영 동아대병원 연구지원단장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구축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짧고 굵게 언급한 대목이다. 동아대병원은 최근 음성으로 치매와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수행기관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추진하는 국가사업으로, 사업을 이끄는 선봉장이 강 단장이다.

“치매나 파킨슨병 환자는 발음이 느리거나 부정확하고 불규칙합니다. 이런 음성 정보를 모아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병원의 정밀진단을 대체할 수 없지만, 환자나 가족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가정 또는 지역사회에서 최소한 질병의 전조는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의료빅데이터를 구축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강 단장은 “올해 말까지 2000명을 대상으로 음성 데이터 20만 개를 모을 예정”이라며 “7대 도시 중 부산이 고령화 1위라 데이터 수집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대병원은 이미 ‘딥러닝 기반 알츠하이머 치매 PET 영상 분류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뇌 PET(양전자 단층촬영) 영상을 통해 아밀로이드 물질(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의 침적을 확인하는 기술로, 의료 플랫폼 전문기업 딥노이드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역시 인공지능을 이용한 뇌질환 조기진단을 목적으로 한 기술이다.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가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음에 따라 아밀로이드 PET 영상의 활용이 더욱 기대됩니다.”

강 단장은 동아대 바이오헬스융합연구소 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소속은 다르지만 바이오헬스융합연구소와 연구지원단(동아대병원)의 방향성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구지원단이 병원 내에서 진료·임상연구 중심이라면, 동아대 바이오헬스융합연구는 의대뿐 아니라 건강과학대, 자연대, 경영대, 공대 등 다양한 전공 교수들이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합니다. 퇴행성 질환이나 방사선의과학, 스마트헬스케어 등을 연구하는데, 두 기관은 서로 보완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20여 년 핵의학과 전문의로 살아온 강 단장. 의외로 인문학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중학 시절 도서부를 하면서 인문서적을 두루 접하기 시작한 그가 정의하는 의학은 단순한 자연과학이 아니다. “인간을 대하는 의학은 인문적 요소가 아주 많습니다. 환자를 진료·치료하는 의사는 그 철학과 가치관이 환자에게 반영될 수밖에 없고, 고도의 윤리도 요구됩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 인문학적 소양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일까. 의료인으로서 강 단장의 인생 목표엔 ‘인문학적 감성’이 물씬 묻어났다. “뇌질환 연구를 통한 헬스케어 실용화에 앞장서 ‘고령인구가 살기 좋은 바다가 있는 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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