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을 찾아서] 부산 괴정동 '쉐라미제과점'
입력 : 2018-10-10 19:16:42
3대 이은 '백년가게'… 고소한 통팥빵 일품
괴정동 '쉐라미제과점'의 인기빵인 통팥빵.부산 사하구 괴정동에 3대째 이어온 제과점이 있다. 1974년 처음 가게 문을 열었으니 벌써 44년이나 된 가게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괴정역 1번 출구 인근에 있는 쉐라미제과점(대표 최정훈)이다.
쉐라미제과점의 원래 이름은 '향미당'이었다. 1974년 최 대표의 할머니인 송숙자 씨가 개업했다. 이어 부친인 최영식 씨가 물려받아 제과점을 운영했다. 최 대표는 아버지 권유로 가게를 물려받기 위해 일본에 빵 유학을 다녀왔다. 도쿄제과학교에 입학해 3년간 공부했다. 2005년 말부터 아버지 가게에서 일했던 그는 4년 후 완전 독립했다.
쉐라미제과점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빵 3종 세트'는 통팥빵, 크림빵, 애플파이다. 최 대표는 "아버지 때부터 만들던 레시피 그대로 제작하고 있다. 옛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오래된 단골들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통팥빵에 쓰는 팥은 중국산, 국산을 섞어 사용한다. 국산 팥만으로는 수요를 맞출 수 없어서다. 미리 삶거나 끓인 팥을 받아서 빵을 만드는 곳이 적지 않다. 하지만 쉐라미제과점에서는 팥을 직접 끓인다. 이 일에 시간과 손이 많이 들어간다. 크림빵에는 비싼 버터를 많이 사용한다. 여기에 천연 치즈를 쓴다. 그래서 제조 단가가 비싸다.
통팥빵과 크림빵은 모양이 매우 독특하다. 다른 제과점에서 보는 빵과 상당히 다르다. 마치 팥과 크림이 든 햄버거처럼 보인다. 통팥빵과 크림빵에는 설탕을 비교적 적게 넣는다. 그다지 많이 달지 않다. 대신 44년이라는 전통의 깊이가 담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최 대표는 "일부러 통팥빵과 크림빵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다. 추억 같기도 한 아른한 향수를 느끼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
| 애플파이. |
애플파이는 부산에서 거의 첫 번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찍부터 만들었다. 초창기에는 일본, 프랑스 기술자에게서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지금도 그 레시피대로 만든다. 애플파이는 무려 64겹으로 쌓여 있다. 한겹 한겹씩 벗겨 먹는 재미가 있다. 빵은 바삭하고 고소하고 달콤하다.
쉐라미제과점에서는 무려 7가지나 되는 식빵도 인기 제품이다. 찰떡, 통밀, 밀크밀크, 쉐라미, 생크림, 오곡, 밤이 바로 '식빵 칠 형제'다.
쉐라미식빵은 일본 셰프와 힘을 합쳐 개발했다. 반죽에 우유, 물을 넣어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최 대표는 "우유식빵이라고 표현하기는 조금 모호하지만,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빵 이름을 쉐라미 우유식빵이라고 붙였다"고 설명했다.
진짜 우유식빵은 밀크밀크식빵이다. 우유로 반죽해 고소한 맛이 좋다. 생크림식빵은 반죽에 우유 대신 생크림을 넣었다. 그래서 조금 비싸다. 대신 상당히 부드럽다.
 |
| '쉐라미제과점' 최정훈 대표. |
최 대표는 레시피 공책을 갖고 있다. 아버지가 정리해 온 내용에 최 대표가 직접 공부한 것까지 보탠 공책이다. 그는 외국 요리사들과 교류를 많이 한다. 특히 일본에는 매년 대여섯 번 건너간다. 오사카, 후쿠오카 등의 제과점 기술자들을 만나 토론하고 빵을 같이 만들어 보기도 한다.
최 대표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제품을 내놓는다. 2~3주쯤 뒤에도 가을 신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일본 셰프들과 의논해 개발한 제품들이다. 생선을 넣은 데리야키 샌드, 산초가루와 와사비가 들어간 빵 등을 손님들에게 선보일 생각이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빵이 주식이 아니고 디저트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아침에 빵이나 크로아상을 먹는다. 빵은 사실 만든 직후에 먹어야 가장 맛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과점이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영업하지만, 일본에서는 오후 8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 앞으로 우리나라 빵 소비 행태도 서서히 바뀔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쉐라미제과점/부산 사하구 낙동대로 238 1층. 051-208-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