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박물관-2>목포 국립해양유물 전시관
배 역사.수중유물 알찬 세계 한눈에
우리 배의 역사와 수중유물의 세계를 보려거든 전남 목포로 가야한다.
목포시 용해동에 우리나라 유일의 해양박물관인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안희균)이 있기 때문이다.
동쪽으로는 영암군을 향해 내닫는 영산호의 기다란 하구둑과,둑 너머엔 이내 바다 속으로 잦아들 육지가 아쉬운 듯 올망졸망 부드러운 구릉을 이룬 남도의 정취가 애닯다.서쪽으로는 3마리 학이 내려앉아 만들어졌다는 전설의 삼학도가 애잔한 노래가락 을 뽑아내는 듯 하고,더 멀리로는 비릿한 갯내음을 눅이는 유달산이 푸르다.
숱한 시인 묵객의 감상을 길어올렸던 이른바 목포 3절 (영산강 삼학도 유달산)의 풍취에 휩싸여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자리하고 있다.
이 전시관은 1만1천여평의 널따란 대지 위에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는 양,바다와 접해 자리를 틀고 앉았다.연건평 1천8백여평에 지상2층 지하1층의 매끄러운 현대식 건물은 5개의 전시실(상설 4개,기획 1개)을 안고 있다.이밖에 야외전시장도 1개소 갖추고 있다.
75년 목포시와 인접한 전남 신안군 앞바다에서 우연히 중국 도자기 6점이 인양됐다.신안 유물이 7백년 깊은 잠을 깬 그 사건은 여러 구비를 넘어 94년말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개관으로 열매를 맺었다.국립해양유물전시관 4개의 상설 전시실은 완도선실,신안선실,해양유물실,선박사실이다.전시물은 총 1천3백여점.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뭐니뭐니해도 짧게는 수년간,길게는 십수년간 약품으로 경화 처리해 복원된 2척의 배이다.3만여점의 빼어난 도자기를 쏟아낸 보물선 인 14세기초의 신안선은 길이 34m,너비 11m,2백t급.눈짐작으로 농구장 만한 크기다.또 길이 9m,너비 3.5m,10t급의 11세기 완도선은 현존하는 동양 최고의 배이다.거센 파도에 침몰됐던 이들 비운의 배가 미궁 속에 가라앉아 있던 배의 역사를 전하는 그 느낌이 아주 이채롭다.
선박사실은 그 이채로운 느낌을 일목요연하게 해주는 곳이다.조선시대의 조운선세곡운반).판옥선전투함),20세기초의 강화도 어선 따위의 축소 모형 10여개를 보면 물길을 열고,바다를 지켰던 우리 배의 시대별 역사가 손에 잡힐 듯하다.
그렇게 배의 역사에 사로 잡혔다가 해양유물실에 들어서면 그윽하고 담백한 백색에의 도취,단아한 청자의 곡선과 맵시,문양에서 우러나오는 모란 꽃의 은은한 향기 따위에 젖어들거나 빠져들게 된다.이곳에는 완도.신안.대천.여천의 해저유물 가운데 청.백자 1백여점이 전시돼 있다.보는 이를 한번 이상은 감전시키는 빼어난 유물들이다.
그리고 전시관 왼쪽 잿빛 개펄 위에 꾸며진 야외전시관에는 70년대 서남해안을 쾌속으로 휩쓸었던 여객선 남해 2호 따위,동시대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배 3척이 전시돼 있다.
알짜배기 전시물이 그득한 목포시 향토문화관,남농미술관이 함께 자리한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일대는 목포시의 농익은 문화벨트이다.그 문화벨트는 입암산 자락에 펼쳐져 있는데,입암산은 남녘 땅의 커다란 원이 뭉쳐진 듯 큰 바위산이다.바다 쪽에 접한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그래서 그 녹록찮은 목포의 문화와 남녘 땅의 커다란 원을 적재하고서 바다로,바다로 뻗어나가려는 선박처럼 보여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