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적지원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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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규약 제안에 미지근한 반응

날로 흉포해지는 해적들을 중국이 암암리에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국제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기구인 국제해사국(IMB)은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해적 및 무장약탈행위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해적퇴치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국도 참석한 이 회의에서 IMB는 중국이 해적들의 행위를 부추기는 인상마저 있다고 비난했다.

해적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국제규약을 만들자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제안에도 중국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IMB 측은 구체적 실례로 일본 소유의 화물선 텐유호 한국인 선원 실종사건과 말레이시아 선적 유조선의 납치사건을 지적했다.

1백90만 달러(약 22억원) 상당의 알루미늄괴를 싣고 가던 텐유호는 작년 말라카해협에서 사라졌다가 뒤늦게 배 이름을 바꾼 채 중국 항구에서 발견됐으나 15명의 한국인 선원 전원이 실종됐다.

실종 선원들은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선적 유조선 MV 페트로 레인저호의 경우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한 무장 해적 12명이 배를 납치,동중국해의 하이난 섬에서 경유와 등유를 밀매하려다 중국 당국에 적발됐다.

자얀트 압얀카르 IMB부국장은 "확실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선박을 납치해 화물을 팔아넘기려 한 해적들이 기소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로 송환됐을 뿐"이라면서 이는 결국 중국당국이 해적들의 발호를 조장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도 중국 당국과 연계된 고도의 조직력을 갖춘 중국 갱단이 일련의 선박 납치사건들과 해적행위를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해적행위에 대한 연루설을 일축했으며 IMB도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IBM가 2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공해상에서 발생한 해적들의 공격 횟수는 1백98회로 97년의 2백47회보다 감소했으나 해적행위 자체는 더 교묘해지고 폭력적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해적들의 노략질 때문에 67명의 승무원이 목숨을 잃고 수십명이 부상당했으며,15척의 배가 납치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해상에서 납치사건이 빈발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싱가포르.콸라룸푸르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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