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에 초조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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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진술 유도' 주장에 즉각 반박자료 예민한 반응

옷 로비의혹 사건을 맡은 최병모 특별검사가 검찰 수사단계에서 무혐의 처리된 라스포사 정일순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놓고 16일 검찰 분위기는 착잡함 그 자체였다.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은 정씨가 구속전 피의자신문에서 연정희 전법무장관 부인에게 문제의 코트를 보낸 날짜와 관련,"검찰이 (12월)26일로 가자고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자 즉각 반박자료를 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반면 다른 검사들은 특검제 때문에 검찰권이 무력화되는 게 아니냐는 자조섞인 반응과 함께 검찰조직의 신뢰성에 결정적인 흠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검찰수사를 지휘한 김규섭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거짓진술을 유도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담담하게 특별검사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른 수사검사는 "정씨에게 호피무늬 코트 전달시점을 집중 추궁하자 12월28일이라고 했다가 다른 사건 관계인들이 26일이라고 하니까 그게 맞다고 주장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했다"며 수사과정에서 압력을 가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수사에 간여하지 않은 검사들은 "검찰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은폐.축소할리 있겠느냐"면서도 특별검사의 수사결과가 기존 검찰수사 결과와 약간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영장이 기각됐지만 특검의 수사결과는 가뜩이나 불신을 받고 있는 검찰조직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것 같다"며 "검찰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는가"라고 탄식했다.

일선 검사들은 특히 파업유도 사건 등 두 특별검사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서경원 전의원의 밀입북사건중 명예훼손 부분을 검찰이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수사결과와 다른 내용이 점차 흘러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려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서울지검의 한 평검사는 "검찰이 정치적 성격의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보통검찰"과 "특별검찰"로 검찰권이 이원화되는 체제가 고착될 수도 있다"며 "검찰의 위상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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