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그대의 아이를 위해 이 땅을 사랑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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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주의자들' 강준만 외 지음

'우리 땅을 사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우정의 말을 전해왔다.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과 대지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신선한 공기와 반짝이는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이것들을 팔 수 있다는 것일까?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것이 거룩하다.빛나는 솔잎,모래 기슭,컴컴한 숲 속의 안개,맑게 노래하는 벌레들,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영혼 속에서 신성하다.한밤 중 연못에서 들리는 개구리의 소리,쏙독새의 고독한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삶에서 무엇이 남겠는가.'

미국 백인들에게 인디언들이 쫓겨나거나 살육당하던 1854년,서부지역의 인디언 두아미시―수쿠아미족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이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있어 이만한 명문을 찾아보기 어렵다.그런만큼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오늘날 '환경'은 우리를 둘러싼 일상 만큼이나 식상해졌다.마치 호흡하는 공기처럼 환경 자연 생태주의 등의 말은 이미 친숙하다.

그런데 공기가 흔해 그 소중한 가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있듯,그런 단어들도 판에 박은 흘러간 노래처럼 취급받는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환경을 되돌아보아야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신간 '환경주의자들'(강준만 외 지음/인물과사상사/9천원)은 환경의 소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실천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환경에 대하여,초발심으로 돌아갈 것을 은근히 권유한다.

궤도 위를 무한 속력으로 달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가는 곳이 어디인지 물어본다.소비와 개발 만능의 삶을 되돌아볼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들 선각자는 누구인가.

이농현상이 한창이던 1965년,고향인 경남 창녕군 영산으로 돌아와 '새로운 두레 세상'을 꿈꾸는 농부 천규석.서울대 미학과를 다니며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그는 왜 갑자기 땅으로 돌아왔을까.

'모든 인간관계가 땅을 기반으로 할 때 진정한 공동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모든 사람의 근본인 농사와 그 토대인 농촌의 파괴는 농민의 삶 뿐만 아니라 도시민의 삶 또한 파괴해 결국 생명파괴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살림 운동'으로 한국 환경운동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장일순.

60~70년대 재야에 있으면서 독재에 항거했던 그는 이렇게 말한다.'혁명이라는 것은 때리는 것이 아니라 어루만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본래 만물이 위대한 것입니다.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또한 한 포기의 풀과 같이 존경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서울대 물리학과의 장회익 교수.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진 그는 '온생명론'이라는 환경이론을 개발해 낸 사람이다.'온생명이 기존의 생명개념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지구상에 나타난 전체 생명 현상을 하나하나의 개별적 생명체로 구분하지 않고 그 자체를 하나의 전일적 실체로 인정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는 이들 외에도 미국의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 사회주의자였던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전지구적 '쾌락의 독재'에 맞서 싸우던 미국의 저술가 겸 환경운동가 제레미 리프킨,사회생태주의 창시자이자 실천하는 운동가인 머레이 북친 등의 삶도 소개하고 있다. 임성원기자

forest@p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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