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말'로 성추행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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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점 취업' 속아 여관 따라간 20대女 친구와 '암호 통화' 경찰 신고

'영도다바리비,오본나바!(영도다리로 와라!)'

취업을 시켜 주겠다며 여성에게 접근,성추행하려던 40대 남자가 친구들끼리 은밀하게 주고 받는 이른바 '도깨비 말'을 쓴 피해여성의 재치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20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김모(47·부산 금정구 남산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일 오후 5시께 부산 중구 남포동 K제과점 앞길에서 길을 가던 김모(21·여)씨에게 '백화점 명품관에서 샤넬향수점을 운영하는데 코디네이터로 취업시켜 주겠다'고 접근한 뒤 '내가 묵고 있는 여관에 택배로 들어오는 향수를 선물하고 싶다'며 영도구 대교동 H여관으로 유인했다.

김씨는 여관에 들어서자마자 피해자 김씨를 감금, 폭행하며 성추행을 시작했다.

피해자 김씨는 마침 만나기로 약속한 친구 이모(21·여)씨가 계속 휴대전화를 걸어오자 '한번만 통화하게 해달라'고 사정한 뒤 순간적으로 이씨와의 통화에서 다른 사람이 못 알아듣도록 친구들끼리 암호화한 '도깨비 말'을 쓰는 재치를 발휘했다.

피해자 김씨는 '가방'을 '가바바방'으로,'영도다리'를 '영도다바리비'등으로 바꿔 자신이 갇혀있는 장소를 알리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친구 이씨는 곧장 영도경찰서로 달려가 이를 신고했고,김씨는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박세익기자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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