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화성연쇄살인범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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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 크랭크 인

'살인의 추억'에서 대조적인 수사 스타일로 범인을 쫓는 형사역의 김상경(왼쪽)과 송강호.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크랭크인에 들어간 연쇄살인실화극 '살인의 추억'. 86~91년 무려 6년 동안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의 반경 2㎞ 이내에서 10명의 여자가 강간살해된 소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다.

이 사건은 71세 노인부터 13세 여중생까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란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고 연인원 30만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3천명의 용의자가 조사를 받았지만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한 희대의 미제사건.

메가폰을 잡은 봉준호 감독은 2000년 데뷔작'플랜더스의 개'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로테르담 영화제 등 30여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기대주.

충무로 일부에선 그를 '새천년 가장 불운했지만 가장 행복했던 감독'으로 기억한다.

극전개 방향은 연쇄살인사건의 최전선에 있었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기로 했다. 사건지역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서울시경 소속이나 현장에 투입된 형사 서태윤(김상경)이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다.

봉 감독은 그러나 '촬영 장소로 화성 인근을 일부러 피했지만 피해자 가족들이 생존해 있는 데다 실제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척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부터 토로한다.

수사부진으로 인력교체가 잦았던 특별수사본부에서 유일하게 전사건을 지켜본 형사 박두만 역에 캐스팅된 송강호.

얼마 전 'YMCA 야구단' 촬영을 마치고 이 작품에 합류한 그는 ''날보러와요'라는 연극을 통해 상세하게 알고 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영화화된다고 들었을 때 관심이 많았다. 꼭 시나리오를 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에서 '무당눈깔'이라 불릴 정도로,얼굴을 들여다보면 그 인간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예리한 직감을 갖고 있다. '땅떵어리 코딱지만한 대한민국 형사는 발로 하는거야. 발로…'라며 거칠게 몰아붙이는 형사 캐릭터를 선보인다.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으로 멋지게 영화 신고식을 마친 김상경이 맡은 역할은 서울시경 소속이지만 사건소식을 듣고 수사본부에 자원 근무하는 서태윤 형사다. 진실은 사건서류 안에 있다고 믿으며 그 동안의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캐릭터.

'너무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 그날 밤 한숨도 못잤어요. 이렇게 드라마틱한 사건이 멀지않은 과거에 있었고 그것이 이제서야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무사''봄날은 간다''화산고' 등을 제작한 싸이더스가 제작을 맡았고 여기에 김형구(촬영),이강산(조명)이 합세해 완성도 높은 영화 만들기에 동참했다. '살인의 추억'은 연말까지 촬영한 후 내년 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호일기자 tok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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