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적 성향' 영남 아들선호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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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녀만 원해' 57% '남·여 상관없다' 58%

유교의 전통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을 듣는 영남지역에서도 남아선호 경향이 상당히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남지역의 성인 남녀들 가운데 두 명 중 한 명은 둘째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저출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여성단체연합은 3일 지난 6월 한달동안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5개 시·도의 성인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남지역 남아선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을 낳을 경우 선호하는 성별'을 묻는 질문에 57.8%가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아들'은 29.4%,'딸'은 12.8%였다. 아들 선호의식을 보인 응답자들은 50대 이상이 44.1%,40대가 29.7%,30대가 21.6%,20대가 17.5%였다.

아들과 딸을 각각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남아선호의 경우 '대를 이어야 한다'(36.3%)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아선호의 이유는 '그냥 딸이 좋다'(37.5%),'키우는데 딸이 더 좋다'(27.3%),'딸이 더 효도'(17.2%) 순을 보였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회 박영미 회장은 '아들은 집안 승계와 노후보장 등 기능적인 면에서,딸은 주로 양육때의 즐거움 등 정서적인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든든한 아들,이쁜 딸 하는 식으로 성역할이 고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문제화 한 저출산 경향 역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첫째 자녀의 성별에 관계 없이 둘째 자녀를 출산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6.6%가 '아니다'고 답해 절반 이상이 한 명의 자녀만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를 원하는 응답자들은 주된 이유로 '아들이든 딸이든 자녀가 둘은 되어야 한다'(66.1%)를 들었다. 셋째 자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0.9%가 '낳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응답자들은 세계 1위의 남녀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노후복지정책'을 꼽았다. '아들이든 딸이든 생기는 대로 낳는 사회분위기가 되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44.1%가 '노후보장을 자식들에게만 맡길게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가정·직장생활을 둘 다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보장'(30.8%),'호주제 등 불평등한 제도 개선'(17.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임태섭기자

tslim@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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