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 변화혁신 아카데미 하동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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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로 사니 다들 좋아해'

리더십이란 꼬리표가 달린 책이 그리 많은 줄 몰랐다. '웨렌 베니스의 리더십원리', '시대와 리더십', '테크노리더십', '리더십 대탐험', '감성의 리더십'…. 하동식(51·사진) 변화혁신 아카데미 원장의 책꽂이에 꽂힌 책들이다. 리더십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은 얼추 다 사서 봤다고 했다. 1천 권쯤 읽었다고 했다. 어휴, 무슨 리더십 책이 그리도 많아요, 라고 물었다. "역설적으로 제대로 된 리더가 없기 때문 아닐까요?"

하 원장을 만난 이유는 그가 매월 둘째주 화요일 오후 7시 영광도서 문화사랑방에서 여는 영광독서경영아카데미 때문. 그 독서강연회가 오는 11일이면 100회를 맞이한다. 10여 년 전 시간강사로 몇몇 대학에 나갈 때 학생들과 한 달에 한 번 좋은 책을 선정해 독서강연을 했던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매번 한 권의 책을 선정해, 90분 동안 쉬지 않고 강연한다. 그가 다루는 주제는 주로 리더십, 변화관리, 성공학 같은 분야의 책. '잭 웰치 위대한 승리', '초우량 기업의 조건', '빵 굽는 CEO', '디자인 혁명',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조지 마셜 리더십'…. 그가 최근에 소개한 책이다.

100명 넘는 사람들이 꼼짝않고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우선 재미있기 때문. "바쁜 시간 쪼개서 오신 분들인데, 하나라도 배워간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죠. 최소한 그날 소개한 책은 사서 읽도록 동기를 부여하고요. 만약 중소기업 사장님이 제 강연을 듣고 좋았다면, 그걸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그러면 직원들도 덩달아 책을 읽고, 기업 문화가 달라지는 거죠."

개인이 혼자서 그것도 무료로 100회까지 독서강연을 이끌어오는 게 말처럼 쉽진 않다. 그것도 40~50장의 파워포인트로 꼼꼼히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재미난 사례들까지 첨가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일 년에 평균 400권 정도 책을 읽는데, 그 중에서 선정한 책을 정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한 달에 열흘 남짓.

그리도 한가한 사람인가? 뭘 먹고 살지?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을까 의심한 사람도 있었다고. "구의원이나 시의원 나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그렇게라도 해야 제 공부가 됩니다. 그래야 억지로 자료라도 만들고…."

영광독서경영아카데미를 위해 정리한 자료는 그의 밥벌이 도구가 된다. 연간 200회 정도 산업체 강사로 나설 때 사용할 자료다. 소설가 김훈이 밥벌이를 위해 책을 쓴다면, 하 원장은 밥벌이를 위해 책읽기를 하는 셈.

영광도서에서 그의 강연을 듣던 사람들 중 몇몇은 '파피루스'라는 독서모임을 만들어 분가(?)했다. 한 달에 두 번 토요일 아침이면 독서모임을 갖는데, 벌써 2년이 됐다고 한다. "그런 모임이 자꾸 가지를 쳐 나갔으면 좋겠어요. 구마다 그런 모임이 최소한 하나씩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책은 그를 활동적으로 바꾸었다고 했다. "책에서 칭찬하는 방법이 나오면 그 방식대로 칭찬을 해주고,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게 되고…." 책이 보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상헌기자 t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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