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사상 첫 여자 선수 탄생
'그들만의 리그' 거부한 여자 야구 역사
최근 일본프로야구에 여자선수가 처음 탄생했다. 내년 4월에 출범하는 간사이 독립리그가 실시한 신인드래프트에서 고베 구단이 고교생인 요시다 에리(16)를 지명한 것. 너클볼을 잘 던지는 요시다는 일본 등 세계 각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요시다가 세계 야구사상 첫 여자프로선수는 아니다. 최초의 사례는 지난 1931년 미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차타누가 룩아웃츠 구단에서 뛴 재키 미첼 길버트다. 당시 17살이던 그는 홈런 및 강타자로 명성을 날린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을 연거푸 삼진으로 잡아내 장안의 화제가 됐다. 루스는 삼진으로 물러난 뒤 얼굴이 벌개졌다고 전해진다.
역사상 최초의 여자야구팀은 지난 1866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바사대학교 팀이라고 한다. 사상 첫 여자프로야구리그도 미국에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프로야구 선수들이 연거푸 징집당하자 마이너리그 팀들이 연쇄 해체되고 메이저리그도 위기에 빠졌다. 이에 일부 구단주들은 프로야구를 유지하기 위해 여자선수들을 끌어들여 '전미 여자야구리그(AAGBBA)'라는 조직을 만들었고 나중에 '전미여자프로야구리그(AAGPBL)'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 1992년 톰 행크스, 로지 오도넬, 마돈나 등이 출연한 영화 '그들만의 리그'는 이 시절을 배경으로 해서 만들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15개 아마 리그에 100여개 팀이 활약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17년 처음 여자야구팀이 생겼고 2년 뒤 첫 대회가 열렸다. 50년에는 여자야구연맹이 탄생했다. 현재 일본여자야구 팀 수는 약 200여개며 올해 5개 전국대회를 열었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여자야구는 대체로 1990년대 후반이나 2000년대 들어 싹을 내기 시작했다. 호주에서는 1994년 여자야구가 출범해 30개 팀이 생겨났다. 대만, 도미니카 등도 2000년 초반에 야구대표팀을 구성할 수 있었고, 홍콩과 인도는 2004년에 처음 국제여자대회에 출전했다. 여자야구 국제대회는 여자월드컵과 여자월드시리즈 2개가 있다. 올해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일본이 캐나다를 꺾고 우승했다.
한국 여자야구는 덕수정보고 출신의 안향미가 선구자다. 그는 '비밀리에'라는 이름의 국내 첫 여자야구단을 만들었다. 이후 여자야구팀은 속속 만들어져 전국에 20여개 팀이 활동 중이다. 부산에는 올인 등 4개 팀이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여자야구연맹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남태우 기자 l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