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5택시 엔진불량" 기사들 집단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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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연료를 쓰는 르노삼성자동차의 2008년형 SM5뉴임프레션 택시에서 엔진불량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르노삼성 측은 이 같은 품질불량 지적에 대해 리콜(제작결함시정명령)이나 무상수리 등의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무책임한 행태라는 비난을 택시기사들로부터 받고 있다.

25일 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주요도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SM5뉴임프레션 택시의 엔진결함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1천 건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7~08년 구입 '뉴임프레션 LPLi ' 모델
부산 400대·대구 200대 등 무더기 결함 호소
르노측 무상수리·보상 외면에 비난 고조


문제가 된 택시는 르노삼성의 2008년식 SM5뉴임프레션 LPLi 모델로, 주로 2007~2008년에 구입한 차량들이다.

부산의 경우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 8월 말까지 엔진결함 문제와 관련해 개인택시들로부터 불만사항을 접수받은 결과, 부산지역에서만 400대가 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선 현재 SM5뉴임프레션 택시가 1천576대 운행 중이다. 수리 처리한 400대를 분류해보면 엔진교환 155대, 배기밸브교환 145대, 연료탱크 교환 100대에 이른다.

2008년 3월 SM5 택시를 구입한 부산의 개인택시기사 진 모 씨는 "2008년 3월 차를 구입했는데, 최근 165만 원을 주고 엔진헤드를 교체했다.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버는데 새 차에 165만 원이나 비용을 들인다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면서 "종전에 몰던 차량은 45만㎞를 타도 문제가 없었는데 SM5 택시의 엔진 헤드는 총 주행거리가 17만5천㎞만에 전부 교체하고, 엔진 실린더는 10만㎞만에 부분교체를 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진씨는 "조합 측을 통해 문제가 제기됐지만 르노삼성 측에선 아무런 이야기도 없고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SM5택시를 구입한 부산의 택시기사 김 모 씨도 "엔진오일 소모로 르노삼성 측의 권유에 따라 엔진헤드를 교체했는데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됐다"면서 "이후 엔진헤드까지 고장이 나 차값의 10%에 달하는 167만 원을 들여 엔진헤드를 지난달 교환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구개인택시사업조합이 1, 2차로 나눠 불만을 접수한 결과 200대 가량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부산·대구뿐만 아니라 대전·서울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LPG 연료를 쓰는 SM5 택시의 엔진결함이 구조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SM5 택시는 2008년 1월에도 엔진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나 6만 대 가량이 리콜됐다.

이와 관련, 부산개인택시사업조합 측은 "르노삼성과 보상 등 협상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회사가 이를 외면하고 있어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다"고 했다. 대구개인택시사업조합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이 같은 결함을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을 경우 차기 차종으로 르노삼성차를 선택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본보는 르노삼성자동차 커뮤니케이션본부 등에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공식해명을 요청했지만 르노삼성 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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