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발산업진흥원 추진 환영할 일이지만
숙련집약형 패션산업은 새롭게 주목받는 분야다. 국내에 숙련된 인력이 많고 부가가치도 높아 고급 패션만 더해지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발, 섬유, 의류, 귀금속, 안경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6일 지식경제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숙련집약형 패션산업 정책 간담회'에서도 이를 재차 확인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숙련집약형 패션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정부의 육성 대책도 나와 주목을 끌었다.
그중 하나가 지경부 산하 부산 한국신발피혁연구소를 신발산업진흥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지경부는 이날 녹산산업단지 또는 적절한 장소에 신발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부산을 '신발 집적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야말로 부산이 신발 부품·소재 개발은 물론, 연구·개발과 패션을 망라하는 신발 연구 클러스터가 되는 셈이다. 신발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급화가 절실한 현실에서 나온 지경부의 이 같은 방침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한국신발피혁연구소가 신발산업진흥원으로 확대되더라도 정부의 충분한 예산 지원이 없을 경우 기대한 만큼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신발피혁연구소의 경우도 매년 10억 원 안팎을 부산시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아가 부산시 산하의 신발진흥센터와 업무도 일부 겹쳐 통합 작업 역시 과제로 남아 있다. 자칫하면 정부가 벌여놓은 일의 뒷감당을 지자체에서 떠맡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신발산업은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업체의 경영난과 해외 이전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고유 브랜드 개발과 고기능 첨단·명품 신발의 개발로 활력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지경부의 계획대로라면 부산의 신발 브랜드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의지 못지않게 예산 지원이 제대로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허울 좋은 육성책에 그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