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남자들' 너희들의 에너지를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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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춤판인 '2012 춤추는 남자들' 공연이 해운대 미포 거리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 장면. 춤추는 남자들 제공

"거리에서 폭발하는 춤의 에너지를 만나자!"

부산 지역 남자 무용수들의 춤 잔치인 '춤추는 남자들' 공연이 9월 1일 오후 5시 해운대 미포 일대에서 펼쳐진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9번째를 맞는 이 공연은 남성 춤꾼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들에게 안정된 춤판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남성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춤으로 '춤남'이라고 불리며 팬들에게 사랑받는 공연이다. 지난해부터 실내 공연장을 뛰쳐나와 거리에서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춤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역시 거리 공연의 매력을 한층 살린 작품을 준비했다. '춤추는 남자들'의 이주영 공연 감독은 "바닷가로 연상되던 해운대가 언제부터인지 고층 건물과 화려한 복합시설로 바뀌고 있다. 작은 어촌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미포에서 펼쳐지는 거리춤은 공간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 남자 무용수들, 미포 일원서 거리공연

박재영·신승민·박재현·이용진·주정민 출연



'2012 춤추는 남자들'은 미포 유람선 선착장에서 거리예술창작단 사하라의 축하 공연으로 시작해 미포 5개 지역에서 펼쳐진다. 트러스트 무용단의 박재영이 안무한 '사회적인(social)'이라는 작품은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한다. 해운대가 유명한 관광지로 변하며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정서적인 소통은 줄어들며 사람 사이가 단절되어 간다는 내용이다. 

남자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춤판인 '2012 춤추는 남자들' 공연이 해운대 미포 거리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해 공연 장면. 춤추는 남자들 제공

박재영은 올해 '엑스-니힐오(EX-nihilo)'라는 프랑스 무용단과 함께 유럽 순회 거리 공연에 참가한 경험을 살려 거리춤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올해 부산국제무용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AK21 안무가전'에서 대상을 받은 '엠노트' 무용단의 신승민이 두 번째 주자로 나선다. 부산에서 최초로 남성 무용단 '엠노트'를 창단한 주역으로 대중과 함께하는 춤을 선보여 왔다. 이번엔 '달맞이길 62번가 43번지'라는 작품을 준비했다. 바닷가 골목 어귀에서 밝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낡은 바닷가 마을의 꿈을 말하고 싶었단다.

2012년 부산무용제 대상 수상자인 박재현은 '지지리 궁상'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포구 아저씨들의 지질한 일상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춤판에선 매번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 안무가라서 이번 작품 역시 어떤 몸짓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가니시 프로젝트(Ganesh project)의 대표이자 엠노트 무용단의 단원으로도 활동 중인 이용진은 부산의 유명한 비보이팀 오샤레 크루와 함께 역동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이용진은 어린 시절 스트리스 댄스를 통해 처음 춤을 접했고, 대학에서 정식으로 무용을 전공하며 다양한 형식의 춤을 혼합하는 장기가 있다. 미포 선착장 안쪽 방파제에서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라는 작품을 공연한다.

공연의 마지막은 화가이자 춤꾼으로 활동하는 주정민의 무대이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평면적인 그림 외에 다른 표현수단에 관심이 생겼고 결국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하며 춤의 세계로 빠져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번 공연 역시 그의 이력을 십분 살린 특별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 화가인 이진규, 정원교가 선착장의 배에 설치 미술을 꾸미고, 밴드 '고래야'의 리더인 옴브레가 생음악을 연주하며 주정민은 몸으로 '바다와 배'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안무자와 출연자들 모두 현재 부산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30대의 춤꾼이라서 이번 공연은 부산 춤판의 미래를 가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비가 오더라도 공연은 진행된다. ▶2012 춤추는 남자들=9월 1일 오후 5시 해운대 미포 선착장과 거리 일대. 010-6711-3922.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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