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원전 공동 소송' 주요 쟁점은… "방사선이 갑상선암 발병 직접 원인" 규명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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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고리원전 주변 갑상선암 발생 공동 소송을 진행하는 변영철 변호사가 암발생지역 본포도를 가르키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원전 주변 갑상선암 발병에 원전 측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지난 10월 17일자 1면 보도)로 촉발된 원전 공동 소송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고리 월성 영광 울진 원전 인접 지역에 사는 갑상선암 환자 301명과 가족들이 16일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소송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근간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원전에서 배출하는 저선량 방사선과 갑상선암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갑상선암 환자 301명 소송
주민-한수원 입증 책임 공방
한수원 보상 범위도 관심사

이같은 인과에 대해 고리원전에서 7.6㎞가량 떨어진 곳에서 18년을 살았던 박 모(49·여) 씨가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해당 재판부는 지난 10월 17일 "인과가 있다"고 판결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해당 재판부는 "갑상선암 같은 경우 원전 주변의 발병률이 높고, 갑상선과 방사능 노출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논문 등이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이 선행 재판 결과에 대해 한수원 측은 재판부가 판결의 근거로 삼은 연구 결과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재판부가 인용한 '원전 주변지역(5㎞ 이내) 여성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원거리지역 여성에 비해 2.5배에 이른다'는 서울대 의학연구원의 역학조사 논문을 보면 '원전 방사선과 갑상선암 발병의 상관 관계가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나, 그 인과 관계는 밝힐 수 없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전 주변 지역의 갑상선암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해당 지역 주민들이 타 지역에 비해 갑상선암 진단검사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생겨난 착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갑상선 암의 원인인지를 두고는 의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공동 소송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인과 관계 입증 책임을 누구에게 지우느냐 하는 것도 공동 소송의 핵심 변수다. 박 씨가 제기했던 소송에서 선행 재판부는 "공해소송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한 가해자 측에서 그것이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입증 책임을 한수원에 지웠다.

여기에 대해서도 한수원은 반발하고 있다. 한수원은 "전자레인지 때문에 암에 걸렸다고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서 제조사 측이 전자레인지가 암과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통상적인 손해배상 소송에서 손해의 구체적 인과관계 입증은 원고 측에 책임을 지우는 것을 감안하면 1심 재판부의 판결은 법적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 소송의 재판부가 원전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할 때 그 책임 비중을 얼마나 지우느냐도 관건이다. 선행 재판에서 일부 승소한 박 씨 가족은 "원전 주변에 수십년간 사는 주민들이 갑상선암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지만 법원은 한수원의 책임을 단지 피해액의 10분의 1만 인정했다"며 항소한 상태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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