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사 불화 '신중도·칠성도' 시문화재자료 지정
1929년 완호 스님과 월주 덕문 스님이 공동 제작한 실상사 '신중도'(왼쪽)와 '칠성도'. 실상사 제공1912년 창건된 부산 동구 수정동 대한불교 일승종 실상사(주지 지산 스님)에 봉안되어 있는 불화 '신중도(神重圖)'와 '칠성도(七星圖)'가 최근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경축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929년 완호·덕문 스님 공동 제작
20세기 초 화풍 파악의 가치 인정
16일 부산 동구청서 경축행사 개최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제 83호, 제 84호로 각각 지정된 '신중도'와 '칠성도'는 20세기 초 범어사를 중심으로 뚜렷한 화적(畵蹟)을 남긴 완호 스님과 중요무형문화재 단청장 초대 보유자이자 부산의 대표적인 단청장인 월주 덕문 스님이 함께 제작한 것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상사 '신중도'는 1929년 제작된 것으로 가로 78㎝ 세로 98㎝이며 제석과 천룡부로 구성된 제석천룡도이다. 13위의 신들을 묘사한 소규모 불화로 안정된 화면 구성과 인물 묘사, 복식 위에 시문된 다양한 문양의 장식이 특징이다. 또 제작 연대가 뚜렷해 20세기 전반 '신중도' 중에서 전통 도상과 화풍을 잘 표현한 사례에 속한다.
'칠성도'도 1929년에 가로 97㎝ 세로 112㎝ 크기로 제작된 것으로 칠성을 불교의 호법선신으로 수용하고 이를 의인화해 재난 소멸, 무병장수와 자식과 아들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정방향에 가까운 중소형 규모의 불화로 조선 후기 불화의 양식을 따르고 있다.
지산 스님은 "1912년 조성된 실상사에 '신중도'와 '칠성도'가 1947년부터 현재까지 잘 봉안되고 있다"며 "습기에 의한 퇴색으로 부분적인 훼손은 있지만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실상사 '신중도'와 '칠성도'는 20세기 전반 도상 연구와 완호 스님의 화풍을 파악하는데 자료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로 평가된다.이 불화들은 동일 작가의 작품으로 실상사 한 곳에 보존돼 있는 것은 드문 일이다. 실상사에는 이밖에 '용왕도'와 산신도'도 봉안되어 있다.
실상사는 16일 오후 2시 동구청 대강당에서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 지정 경축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 1부에서는 불화가 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상영되고, 2부에서 부산불교연합회 합창단 합창, 대중가수 공연과 색소폰 연주, 민요와 가야금 연주 등 불자 연예인 초청 축하 공연이 이어진다.
양맹준 부산시 문화재 위원회 유형문화재 분과위원장은 "급격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평가절하되거나 사라지고 있는 불화들이 새롭게 조명될 기회"이라면서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지만 우리 민족 고유의 미술이자 전통문화로 면면히 이어져온 전통 불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