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 죽변항 선장 춘봉씨와 아들의 바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인간극장> '동호,아버지의 바다에 서다' 스틸/사진=KBS '인간극장'

오는 7일부터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은 죽변항의 베테랑 선장 춘봉 씨와 아들 동호의 이야기, '동호, 아버지의 바다에 서다'가 방송된다.

대구잡이가 한창인 경상북도 울진의 죽변항. 깜깜한 새벽에 조업에 나선 광용호의 선장 류춘봉(56) 씨와 배를 탄 지 3개월째인 막내 선원 동호(21). 이들은 부자지간이다.

30여 년을 바다에서 보낸 선장 춘봉 씨에게 살아있는 대구가 무서워 잘 만지지도 못하는 어리숙한 초보 선원이 눈에 찰 리가 없다. 일일이 가르쳐 줘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니 광용호에서는 선장의 호통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딸 둘을 낳고 7년 만에 얻은 아들 동호는 초등학교 입학 전 교통사고를 당해 후천적 장애를 얻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아들만 품에 안고 살 수가 없었다. 어린 동호를 남들 손에 맡기고 춘봉 씨는 아내 마영미(51) 씨와 배를 탔다. 강원도가 고향인 춘봉 씨가 맨손으로 울진의 바다에 뿌리내리고 삶을 일구는 동안 동호는 어느덧 21살이 되었다.

그런데 춘봉 씨의 마음이 급해졌다. 춘봉 씨는 작년 9월 위염 때문에 찾은 병원에서 위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 3개월 만에 겨울 바다로 나갔다. 아픈 중에도 눈에 밟혔던 건 막내아들 동호다. 춘봉 씨는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조금은 느리고 더딘 아들을 세상 속으로 보낼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동호는 아버지의 바다에 섰다. 배 위에서만큼은 누구보다 무서운 아버지 때문에 눈물 흘리는 날도 많지만, 시킨 일은 꼭 해내고야 만다. 엄마 영미 씨는 그런 아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더 크다. 밤마다 바다로 나가는 아들 앞에서 엄마는 애써 담담하려고 한다.

스물한 살 동호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 초보 선원이지만 멋진 유니폼을 입고 능숙하게 커피를 만들어내는 예비 바리스타이기도 한 동호. 또 아빠를 더 많이 돕기 위해 운전면허시험에도 도전하려 한다. 중학교 과학교사인 둘째 누나 나희(28)를 졸라 열심히 공부도 한다. 사범대 진학 후 1년을 휴학하면서까지 동호에게 공부를 가르쳤던 천사 같은 나희. 그런 누나가 10월이면 결혼을 한다.

30여년 아버지 춘봉 씨를 품고 삶을 이끌어준 바다, 그 너른 바다라면 동호에게도 인생의 길을 열어 줄 거라 광용호의 부자는 믿고 있다. 때론 험난할 테고 때론 인생의 기쁨을 안겨줄 바다, 그 바다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오늘도 미래를 꿈꾼다.

KBS 1TV '인간극장' '동호, 아버지의 바다에 서다'는 9월 7일~11일까지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이춘우 선임기자 bombi@busan.com

<인간극장> `동호,아버지의 바다에 서다` 스틸/사진=KBS `인간극장`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