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도미 뺨치는 수영 실력 '로봇 관상어'
부산외대 학생들이 교내 명물이 된 로봇 물고기 '도미(DOMI)'의 유영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대진 기자"진짜 살아 있는 물고기 맞아요?"
십여 명의 학생들이 원형 수조를 둘러싸고 구경 삼매경에 빠졌다. 수조 안에는 물고기 3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부산외대 도서관 1층서 전시
세계 최고의 기술 '자랑'
신규재 교수 5년 전 첫 개발
자세히 살펴보니 여느 물고기와 조금 다르다. 하얀 불빛을 내뿜는 두 눈에다, 파랑 빨강 노랑 원색의 화려한 비늘을 지녔다.
부산외대 도서관 1층 로비에 전시 중인 녀석의 정체는 국내 최초 '관상용' 로봇 물고기. 도미를 형상화해 이름도 '도미(DOMI)'라 붙였다.
도미는 지난해 9월 이 대학 디지털미디어공학부 신규재 교수가 부임해오면서 첫선을 보였다. 신 교수는 5년 전 도미를 탄생시킨 초기 기술 개발자다.
올 여름 본격적으로 전시되면서 학생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순식간에 부산외대 최고 '인기 물고기'로 거듭났다.
박예진(20·프랑스어과 1학년) 씨는 "초창기엔 수업을 마친 학생 수백 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구경할 정도"라며 "지금도 일부러 도미를 보기 위해 다른 건물에서 '원정'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도미는 외지인들에게도 큰 인기다. 중·고등학생 캠퍼스 투어의 정규 코스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지금까지 5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도미의 아름다운 유영을 맛봤다.
도미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한다. 배 한가운데 리튬이온 배터리가 공기주머니 역할을 해 어떤 상황에서도 '오뚜기'처럼 균형을 잡는다.
코와 턱 밑에 부착된 4개 센서는 장애물을 알아서 피해 헤엄치게 해준다. 두 개 관절로 이뤄진 꼬리도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3시간, 초속 35cm까지 헤엄칠 수 있다.
도미는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MB정부 시절 추진된 수질조사용 '4대강 로봇 물고기' 사업이 실패하면서 관상용인 도미까지 타격을 입었다.
57억 원을 들여 3년 만에 완성된 4대강 로봇 물고기는 지난해 감사원 조사 결과 실험결과 조작 등 각종 부실이 드러났다. 최근에는 개발을 총괄했던 연구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현재 도미는 부산외대뿐만 아니라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에도 5마리가 전시 중이다.
최근 신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로봇 물고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3개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3D 홀로그램 기법을 활용해 영상 속 물고기와 로봇 물고기가 함께 군집 유영을 하는 '수중 신세계'를 만드는 작업이다.
신규재 교수는 "2017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하기에 앞서 내년께 교내에 대형 수조를 갖춘 전시관을 만들어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