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복도로 매력 알리자" 지역 호텔-여행사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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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여행특공대와 코모도호텔의 패키지 투어로 부산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산복도로에서 부산항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여행특공대 제공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지역 특급호텔과 청년 여행사가 합심해 내놓은 '반값' 패키지 상품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이번 '여행 실험'이 원도심 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여행특공대-코모도호텔
본보 기사 보고 의기투합
반값 '야경투어' 인기몰이
"원도심 관광 활성화" 공감


산복도로 가이드 투어 전문업체인 '부산여행특공대'는 지난해 12월부터 특1급 부산 코모도호텔과 함께 1박 2일 '야경투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은 오후 7시 호텔과 부산역을 출발해 중구 '역사의 디오라마 전망대'와 영도구 '청학수변공원', 남구 '이기대 입구 전망대' 등을 돌며 야경을 감상하는 2시간 30분 코스다.

코스의 핵심은 부산항과 원도심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숨은 명당' 산복도로 구간이다. 초량동 똥밭 이야기, 영도할매 설화 등 '부산여행특공대' 공동운영자인 정봉규(일명 봉다리) 씨와 손민수(일명 손 반장) 씨의 스토리텔링도 곁들여진다.

특급호텔에 머물며 부산의 속살을 엿보는 알짜배기 코스지만 가격은 1인당 5만 원(스탠다드룸 기준)에 불과하다. 객실 요금에도 못 미쳐 여행사와 호텔 모두 '밑지는 장사'나 다름없다. 더 놀라운 건 해당 상품을 호텔 측에서 먼저 제안했다는 점이다.

코모도호텔과 '부산여행특공대'의 인연은 지난 해 3월 산복도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정 씨와 손 씨의 활동을 소개한 부산일보 기사에서 시작됐다. 기사를 읽은 마케팅팀 임현승 팀장이 이들을 호텔에 초대했고, 여행 관련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상품 개발로 이어졌다. 상품 출시에 앞서 호텔 직원 20여 명이 직접 해당 코스를 돌며 팸투어를 하기도 했다.

임 팀장은 "기존 여행사의 프로그램이 수박 겉핥기 식인 반면 두 청년은 산복도로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 팸투어 때 큰 감동을 받았다"며 "장기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들어 비수기를 활용해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상품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타면서 두 달 남짓 동안 12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측은 비수기가 끝나는 3월부터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패키지 상품을 본격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봉규 씨는 "호텔과 여행사 모두 영업이익을 버리고 우선 산복도로에 사람들이 많이 찾게끔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가능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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