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부터 건강 지키기] 미세먼지 나쁨! 호흡기건강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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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만끽하는 시기다. 평일에는 집 근처를 산책하고 싶고, 주말에는 봄나들이를 떠나고 싶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문제다.

봄철에 특히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좋은강안병원 호흡기내과 송승언 과장으로부터 미세먼지에 대해 자세히 들어본다.

호흡기 거쳐 폐에 침투하거나
혈관 따라 이동해 건강 악영향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 피해야
마스크 쓰고 물 많이 마셔야

■봄철 미세먼지 농도 높아져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작은 물질을 말한다.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5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총먼지와 입자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봄에는 이동성 저기압과 건조한 지표면의 영향으로 황사를 동반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비가 많은 여름철에는 대기오염 물질이 빗방울에 씻겨 제거됨으로써 대기가 깨끗해진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할 만큼 미세먼지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이는 기압계의 흐름이 빠르고 지역적인 대기의 순환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난방 등 연료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이 되면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편서풍 지대에 위치해 상시적으로 주변국 영향을 받는다. 주변에 자주 형성되는 대륙성 고기압으로 인해 고농도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우리나라 공기 질에 영향을 주는 국외의 미세먼지 양은 일반적으로 약 30~50% 정도이며, 나머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호흡기·심혈관계 질환 유발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미세먼지를 석면, 벤젠, 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또 매일 미세먼지에 대한 일기예보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쁠까.

먼지 대부분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된다. 반면 미세먼지는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든다. 일단 미세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지키도록 작용하게 되는데, 이때 부작용인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기도, 폐, 심혈관, 뇌 등 우리 몸의 각 기관에서 이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WHO는 2014년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지며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미세먼지는 기도에 염증을 일으켜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 기능을 떨어뜨리고 천식 조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심한 경우에는 천식 발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호흡기 질환자는 우선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득이하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할 때는 치료약물인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발생 후 수일간 그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 호흡기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송 과장은 "어린이 천식 환자는 유치원이나 학교 보건실에 증상완화제를 맡겨 둬 필요한 경우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면서 "또 외출 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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