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광] 공부 못해서 숙제 못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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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교열부장

띄어쓰기의 '띄' 자만 들어도 머리 아프다는 사람이 꽤 있다. 하지만, 암만 그래도 외국말만큼 어려울까. 우리는 이미 훌륭한 한국말 화자이고, 문법 지식도 꽤 갖추고 있다. 하니, 조금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게 바로 띄어쓰기다.

한데, 말은 저렇게 해도 실제로는 그렇게 만만치는 않은 게 사실이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표준사전)에조차 잘못된 띄어쓰기가 있는 걸 보면…. 표준사전의 실수를 보며 반면교사로 삼는다.

'처녀 적에 당당하던 그녀가 시어머니에게 저 정도로 쩔쩔맬 줄은 상상하지도 못 했다.'

'쩔쩔매다'의 본보기글인데, '상상하지도 못 했다'는 '상상하지도 못했다'로 써야 한다. '못 하다/못하다' 구별법을 보자.

''잘하다'의 반대 개념이라면 '못하다'로 붙여 쓰며, 아예 하지 못한다는 맥락이라면 '못 하다'로 띄어 씁니다. 예를 들어 과제를 잘하지 못한 것이라면 '과제를 못했어'로 '못하다'를 붙여 쓰며, 과제를 아예 하지 못한 것이라면 '과제를 못 했어'로 띄어 씁니다.'(국립국어원 누리집 '온라인가나다', 2017. 2. 1.)

즉, '공부를 못해서 숙제를 못 했다'처럼 쓴다는 것. 또 보조용언으로 쓰일 때는 '배가 불러서 눕지 못했다'(보조동사)나 '기분이 별로 좋지 못하다'(보조형용사)처럼 붙여 쓴다. 한데, 이러한 '-지 못하다'꼴에서는 '눕지도 못하다/만족스럽지는 못하다'처럼 '-지' 뒤에 조사 '도, 는, 를' 따위가 붙더라도 '못하다'로 붙여 쓴다. 그래서, 표준사전 본보기글도 '상상하지도 못했다'로 고쳐야 하는 것.

*주최측은 남은 수익금을 참가자들에게 재분배해 주었다.('재분배하다' 본보기글)

*주최 측이 경비를 부담하였다.('부담하다' 본보기글)

여기서는 '주최측/주최 측'으로 띄어쓰기가 엇갈린다. '측'이 의존명사이므로, '주최 측'으로 써야 한다.

*부리망: 소를 부릴 때에 소가 곡식이나 풀을 뜯어먹지 못하게 하려고 소의 주둥이에 씌우는 물건. 가는 새끼로 그물같이 엮어서 만든다.

'뜯어먹다'는 '남의 재물 따위를 졸라서 얻거나 억지로 빼앗아 가지다'라는 뜻. 그러니 '뜯어먹지'는 '뜯어 먹지'로 써야 옳다. 아래 풀이말에는 제대로 돼 있다.

*주둥망: 소가 풀을 뜯어 먹지 못하도록 주둥이에 씌우는 망태기. 새끼줄로 촘촘하게 엮어 굴레에 동여맨다. jinwo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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