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인간' 부산무용제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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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무용제에서 대상을 받은 댄스프로젝트 에게로의 '콘크리트 인간'의 한 장면. 부산무용협회 제공

올해 부산을 대표해 전국무용제에 출전할 주인공은 댄스프로젝트 에게로의 '콘크리트 인간'으로 선정됐다.

지난 21~23일 사흘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무용제에서 댄스프로젝트 에게로 이용진 대표가 안무한 '콘크리트 인간'이 대상을 수상했다. '콘크리트 인간'은 콘크리트 벽 속에 갇혀 소통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삶을 다룬 작품이다. 태초의 순수했던 인간이 진화와 사회화를 거치면서 소통의 부재에 시달리는 과정을 격정적인 몸짓으로 풀어냈다.

9월 전국무용제 출전 확정
우수상은 조현배 '…온도'

이용진 대표는 "한 단원이 PC방에서 야간알바를 하다 경험한, 현실에서 소통을 못 하는 이들이 온라인 속에서 소통을 갈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번 작품 기획의 계기가 됐다"며 "아직 부족한 게 많아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안무상도 함께 받아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남정호 교수는 "좋은 무용수는 안무자의 의도를 잘 이해해 온몸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8명의 팀원 전체가 한 호흡으로 주제 의식을 절박하게 표현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독창성과 함께 요즘 젊은이들에게서 볼 수 없는 진정성과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우수상은 현대무용단 자유의 조현배가 안무한 '사이의 온도'가 수상했다. 남여 연기상은 각각 정신혜무용단의 방성현('동살'), 정크무브먼트의 김현정('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총평을 통해 부산무용계에 대한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남 교수는 "부산이 무용의 도시였는데, 최근 잇단 대학 무용학과 폐과로 인해 무용계가 눈에 띄게 위축된 것 같다. 이번 대회에 5팀밖에 참가를 안 해 '이게 부산 무용의 전부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아쉬웠다"며 "특히 부산의 민속적 자산인 한국무용을 현대화하는 팀과 작품이 앞으로 많이 나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상작인 댄스프로젝트 에게로 '콘크리트 인간'은 오는 9월 14~23일 울산에서 열리는 제26회 전국무용제에 부산 대표로 참가해 전국 16개 시도 대표팀과 겨루게 된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부산무용협회 윤여숙 회장은 "심사위원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작품을 더욱 가다듬어, 전국무용제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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