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CEO에게 듣는다]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건설시장 위기 직면, 회사 몸집 줄이고 새 먹거리 찾아야"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은 다가올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업종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태 기자 wkang@2018년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불확실성이다. 미국의 경제 호황 기대로 수출 업계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예상이 나오지만, 내수 경기는 여전히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정부의 고강도 규제 대책으로 건설 부동산 시장은 급랭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자리 사정도 좋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이 비정규직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지만, 오히려 일
자리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이에 부산지역 경제계 명사들을 통해 2018년 부산 경제를 전망해보고 타개책을 모색해 본다.
부산지역 건설업을 대표하는 ㈜동원개발의 장복만 대표이사 회장을 만난 것은 지난 3일 민락동 그의 집무실에서였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온화한 얼굴로 환하게 맞아주던 장 회장은 경제 전망의 물음에 금방 안색이 변했다. "당장 1년은 어떻게든 버틸지는 몰라. 하지만 그 이후에는 엄청난 위기가 올 것입니다."
장 회장은 올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 부동산 시장에 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위기 조짐이 건축 자재업에서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장 회장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입주 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동감했다. 장 회장은 "정부의 대책으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살던 집을 팔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입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 영향
대출 어려워져 입주 대란도
수요 줄어 주택사업 불투명
주력 사업 외 업종 전환 검토
사업가는 끈기·판단력 필수
모르면 묻고, 동업은 피해야
부산에 명문 사립고 설립해
글로벌 인재 키우는 게 꿈
■몸집 줄이고, 업종 전환도
장 회장은 위기의 타개책으로 회사 규모 축소를 고려 중이다. 지난해까지 부산 경남을 비롯해 전국 15곳에서 진행 중인 건설 및 아파트 사업을 올해는 12곳, 내년에는 9곳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장 회장은 "부동산 시장이 힘들어지면 부채를 가진 회사의 고통이 크다. 금융권은 대출 상환을 더 요구할 것이고 도산 업체가 줄을 이을 것"이라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때도 건설업의 피해가 컸다. 몸집을 줄이지 않으면 위기를 헤쳐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주택사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했다. 주택 보급률이 높은 데다 인구마저 줄고 있어 갈수록 주택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장 회장은 업종 전환도 검토 중이다. 주력 업종인 주택건설업을 전환하는 것보다는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것. 장 회장은 "우리 회사를 유지 관리하려면 연간 5000억~8000억 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업종 전환을 하지 않으면 향후 이 같은 매출을 올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가로서의 성공의 길
사업가로서 성공하려면 남다른 끈기와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장 회장은 "끊임없는 끈기로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스텝이 추천하는 것을 무작정 해서도, 안 해서도 안 된다. 유능한 사업가는 뛰어난 판단력이 필수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또 모르면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업종 전환을 위해 여기저기 묻고 다니는 것이 요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라는 것. 장 회장은 동업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그는 "동업은 약한 자들끼리 하는 것이어서 결국 망한다. 동업을 하더라도 각자 지분을 갖는 법인 간의 동업이 안전하다"고 충고했다.
■교육사업은 미래를 위한 사명
장 회장은 교육사업에 남다른 열정과 철학이 있다. 1994년 경남 양산에 있던 전문대(현 동원과학기술대학)를 인수한 데 이어 2000년 그의 고향인 통영시에 동원 중·고교를 세웠다. 현재 장 회장은 부산에 중·고교를 설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통영 사람이 부산에서 성공했다는 고마움에 부산에서 교육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장 회장은 울산 청운고와 같은 명문 사립고를 부산에 설립하고 싶다고 했다. 글로벌 시대 한국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게 그의 꿈이다.
■젊은이여 꿈을 가져라!
"요즘 젊은이들은 꿈이 없는 것 같아.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어도 제대로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없어." 장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꿈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살아야만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들은 관심을 두고 대화를 나누고 서로 고민해야 한다"면서 "동원 중·고교의 교훈을 '꿈을 가져라 도전하라! 그리고 사랑하라'로 지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에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장 회장은 "젊은 직장인들은 자기의 위치를 잘 모른다. 현재 위치를 잘 알아야 무슨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일들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경제인으로서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은 최고경영자(CEO)라면 누구나 가지는 꿈이지만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면서까지 외연을 확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하도급 규모가 연간 3000억~4000억 원에 이른다.우리 회사직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안전하게 기업을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