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우울·불안,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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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우울, 불안은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정신과적 증상들이다. 많은 경우에 불면, 우울, 불안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 서로가 각각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과가 되기도 한다. 우울감이 계속되면서 불안과 불면 증상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불안이 계속돼 우울과 불면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불면, 우울, 불안이 계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에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불면증
매일 같은 시각 기상 습관

우울증
최소 6개월 이상 약물치료

불안증
인지행동치료 등 병행을

■불면증 시달리면 불안장애와 우울증


불면증이란 단순히 잠들기 어려워 뒤척거리는 경우뿐만 아니라 잠을 자다가 중간에 자주 깨는 경우,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경우 밤에 자려고 눕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표현할 정도로 예민해지며 낮 동안 피로감, 졸림, 집중력 감소 등에 시달려 사회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불면증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고 고혈압 같은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면 우선 불면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불면증을 유발하는 심리적인 문제나 신체적 불편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불면증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수면 위생(Sleep hygiene)', 즉 수면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좋다. 특히 밤에 잠을 얼마나 잤는지 상관없이 매일 아침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인, 니코틴, 술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자는 동안 화장실을 가려고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잦게 되므로 저녁에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밤에는 뇌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의 밝은 빛을 오래 쐬면 멜라토닌 생성과 분비가 감소해 생체 리듬이 깨진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정태영 정태영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원장은 "이런 예방법으로도 불면증이 계속되면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불면증 치료제에 대한 거부감으로 약물 복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불면증이 계속되는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욱 좋지 않으므로 약물 도움이 필요하면 일정 기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태영 원장이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정태영정신건강의학과 제공
■우울증에는 꾸준한 운동이 효과적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위험한 병이다. 우울증은 지속되는 우울감 이외에 불안, 초조, 불면, 식욕 저하, 자기 비하 같은 증상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 상태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아무리 좋은 조언을 하더라도 그때 잠시 호전될 뿐 금방 다시 우울한 상태로 돌아간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병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와 같은 다그침이 우울증을 겪는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주로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한 후회나 과거에 자기를 괴롭혔던 사람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정 원장은 "일반적으로 우울증이라면 최소한 6개월 이상 약물치료 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재발할 우려가 있다. 재발한 후 다시 치료하려면 2~3년 이상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정해진 치료 기간까지 꾸준히 약을 먹는 게 중요하다. 항우울제는 의존이나 내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땀이 약간 날 정도로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도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운동하면 부정적인 생각에만 몰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뇌도 몸의 일부이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뇌 활동을 개선할 수 있다.

■불안장애, 전문치료 받아야

불안장애는 위험을 과대평가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에도 심한 불안을 느껴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불안하면 자율신경계 반응으로 인해 관련 신체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근거림, 가슴 압박감, 손발 저림, 진땀 등이다.

불안장애가 있으면 마치 추운 날씨에만 작동해야 하는 보일러가 사계절 내내 작동하면서 연료를 소비하는 것처럼 평상시에도 긴장돼 있어 피로감과 함께 두통, 이명, 어지럼증,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항불안 효과가 있는 약물치료와 이완 훈련,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과도한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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