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앞 올림픽교차로 환승센터, 개통 첫날부터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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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통한 부산 벡스코 인근 올림픽교차로 환승센터 내 시내버스 U턴 구간이 좁아 버스가 제대로 U턴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버스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결국 개통 첫날 이 구간에서는 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선배 기자 ksun@

20일 개통한 부산 벡스코 인근 올림픽교차로 환승센터 내 시내버스 U턴 구간이 시내버스 한 대가 제대로 회전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태로 개통돼 시내버스 기사와 승객의 안전이 위협받고 차량 정체도 극심하다. 특히 부산시는 개통 전 시범 운행조차 하지 않는 배짱행정을 선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시는 20일 오전 5시부터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올림픽교차로 환승센터를 개통했다. 개통 3시간 후인 오전 8시께 시내버스들은 환승센터의 U턴 차로로 잇따라 진입했지만 한 번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버스 기사들은 두세 번에 걸쳐 전진과 후진을 반복한 뒤에야 U턴 구간을 힘겹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위험천만 시내버스 U턴 구간
차로 좁아 버스 운행 힘들어
두세 번 전·후진 후 겨우 통과
개통 3시간 만에 접촉 사고 

기사 "이해 못 할 설계" 분통
부산시 시범 운행조차 안 해

일반 버스에 비해 차량 전장(전체 길이)이 50㎝ 이상 긴 저상버스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여러번 후진을 거듭한 뒤에야 가드레일을 스칠 듯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U턴 구간을 빠져나오는 시간이 대당 30초에서 1분 가까이 걸리다 보니 U턴을 기다리는 시내버스들이 장사진을 이루기까지 했다.

해당 구간은 13개 노선, 하루 800여 대의 시내버스가 환승센터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다. 평소에도 통행량이 많은 데다 U턴 차로가 좁아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개통한 뒤 3시간여 만인 오전 8시께 한 시내버스가 후진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후미등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구간에서는 앞서가던 시내버스가 후진하는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버스기사들이 갑작스레 정차하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시내버스 기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설계"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시내버스 기사는 "U턴 구간을 한 번에 돌아 나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버스가 갑자기 후진을 해야 하다 보니 승객들 역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부산시가 개통 전 해당 구간에 대한 시범 운행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시내버스가 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시내버스 시운행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결국 부산시는 개통 5시간 만인 오전 10시께 U턴 구간 진입로에 설치돼 있던 가드레일을 제거하고, 임시 차선을 긋는 등 보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내버스와 일반 차량 간의 충돌 사고 위험성은 여전한 실정이다.

부산시 한기성 교통국장은 "시민들과 시내버스 기사들의 안전을 위해서 빠른 시일 내에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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