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세계평화공원 조성해 원폭 희생자들 모셔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 합천지부장은 합천군에 원폭피해자를 위한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천세계평화공원을 만들어 일본 구천에 떠도는 5만 명의 원폭 희생자들을 따뜻한 고향에 모셔야 합니다. 이 공원에서 미국대표와 일본 대표를 불러 꼭 사과를 받을 계획입니다."

'2018 합천비핵·평화대회'가 열린 지난 6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심진태 합천지부장을 경남 합천군 원폭피해 전시관에서 만났다. 심 지부장은 현재 비핵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기 위한 '합천세계평화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2016년 특별법 개정해
병마로 고통받는
후손들 지원책 마련을"

심 지부장은 '원폭피해자지원특별법 개정'을 강력히 주장했다. 2016년 통과된 특별법은 원폭피해 1세대만 혜택을 볼 수 있어 2세 등 후손들의 피해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 지부장은 "부모가 피폭됐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평생을 사회적 편견과 유전적 질환의 병마 속에 살아가는 1300여 명의 원폭 2세 환우들의 고통과 아픔은 어떻게 치유 받아야 하느냐"며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정부와 국회는 원폭피해자 지원특별법을 개정해 2세 등 후손들의 실태조사와 지원 대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지부장은 미군이 투하한 원자폭탄이 터진지 72년 만인 지난해 8월 경남 합천군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앞에 '원폭자료관'을 개관했다. 자료관 전시실에는 끔찍하고 생각조차 하기 싫은 그날의 기억과 피폭 당시 상황을 적은 300여명의 원폭 피해자들과 자녀들의 기록이 전시돼 있다.

심 지부장은 "원폭자료관은 작지만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며 "후세들에게 전쟁과 핵무기의 참상을 알리는 살아 있는 역사 공간이자 피폭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을 일깨우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라고 말했다.

원폭 조선인 사망자는 히로시마 1만 5000여 명, 나가사키 3만 5000여 명이다. 당시 조선인 피해자 가운데 경남 합천 출신이 가장 많았고, 이로 인해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 심 지부장은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릴 당시 일본인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있었던 강제징용자를 비롯한 조선인과 30여개국 국민이 피폭됐다"며 "침략과 원폭 투하의 장본인이 일본과 미국의 대표를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평화공원으로 불러 한국을 비롯한 30여개국 국민에게 진정한 사과를 받아 구천에 떠도는 영혼을 달래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