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이모저모] 쌀쌀한 날씨도 관객 열기 못 이겨… 자원봉사자 헌정 마무리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3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폐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 구혜선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입장하고 있다. BIFF 제공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식이 열린 13일 영화의전당 주변은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입장권을 구하려는 관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졌다.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는데 올해는 특히 일본인 관객들이 행사 기간 내내 눈에 많이 띄어 주목을 끌었다.

오후 6시 BIFF를 찾은 각국의 감독과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폐막식은 시작됐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주 전장'을 연출한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은 레드카펫 중간에서 관객들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며 BIFF의 열기를 자신의 핸드폰에 남겼다.

이용관 이사장·오거돈 시장 공동 입장
권해효·구혜선 등장에 '후끈'

메세나상 제임스 홍 감독
"위안부 문제 공소시효 없어"

사상 첫 여자배우 2명 배우상

개막식 레드카펫은 스타 배우에 관심이 집중된 반면 폐막식 레드카펫은 아시아 각국의 유망한 감독들과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격려의 박수를 받는 분위기였다. 레드카펫은 이용관 BIFF 이사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함께 입장하며 마무리됐다.

사회자인 권해효 구혜선이 입장하며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권해효는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영화제의 꽃은 개막식이 아니라 폐막식이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고 이어 시상이 진행됐다. 특별공로상은 한국영화와 지역 영화사에 평생을 바쳐온 고(故)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에게 수여돼 딸이 대신 수상했다. KNN관객상을 받은 '벌새'의 김보라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만든 영화로 6년 가까이 걸렸다"며 "BIFF에서 좋은 관객을 만나 그들의 열정적인 질문을 받으며 영화를 만드는 것이 두려웠던 내가 용기를 얻었다"며 감격해 했다.
BIFF메세나상을 받은 영화 '군대'의 박경근 감독은 "입대에서 제대까지 2년간 한 병사의 군대 생활을 따라간 영화를 찍다 보니 군대를 두 번 갔다 온 느낌이었다"며 "군 생활을 영화와 함께 해 준 이우철 병장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기억과 망각'으로 같은 상을 받은 타이완의 제임스 홍 감독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위안부 문제 같은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는 공소시효가 있을 수 없다"는 소감을 전했다.

올해의 배우상 시상을 위해 고현정과 함께 무대에 오른 유준상은 객석을 향해 "추우시죠? 함성 한번 질러볼까요?"라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올해의 배우상은 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여자배우가 차지했다. '메기'의 이주영과 '아워 바디'의 최희서가 주인공.

이전에는 남녀 배우 각각 선정했으나 올해는 뛰어난 연기를 보인 여배우들이 많아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다. 최희서는 5년 전 BIFF에서 강수연 전 집행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자신에게 "배우란 정상이 없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말한 기억을 소개하며 "배우 생활을 하는 내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전야제와 개막식에 불참했던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이용관 BIFF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과 함께 폐막 선언을 했다. 폐막식은 661명 자원봉사자에 대한 헌정 영상과 이들의 이름이 담긴 엔딩크레딧이 관객들의 박수 속에 스크린을 채우면서 마무리됐다.

박진홍 선임기자·김효정 기자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teres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