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평당 2000만 원'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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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도 3.3㎡당 평균 분양가 2000만 원대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재건축이 추진 중인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과 삼익타워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에 3.3㎡(평)당 평균 분양가 2000만 원대 아파트 단지는 언제 나올까?

분양 시장 호황 속에 상승세를 보였던 부산 아파트 분양가가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속에서도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의 일부 우수 입지 단지를 중심으로 머지않아 평균 2000만 원 단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운대·수영 등 고분양가 흐름 
인기입지 지가 상승 큰 원인 
삼익타워·대연비치 재건축 
분양가 2000만 원 넘을 수도 
삼익비치 2500만 이상 전망  

전용면적 84㎡ '7억' 육박
'심리적 박탈감' 등 우려도

■분양가는 '상승 중'

7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옛 스펀지 재건축사업으로 올 5월 분양한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는 3.3㎡당 평균 1800만 원 중반대의 분양가로 시장에 나왔다. 발코니 확장비 등이 유상이어서 분양가는 사실상 2000만 원에 육박했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2000만 원은 넘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HUG가 분양가를 통제한 데다, 시행사가 부산 아파트의 소비자 심리적 한계선인 2000만 원을 넘기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부산에서 평균 분양가 최고 기록은 '해운대엘시티(LCT)더샵'이 갖고 있다. 해운대엘시티더샵은 2015년 10월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2730만 원이었다. 하지만 이 단지는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으로 추진돼 호텔과 워터파크, 전망대 등도 함께 들어서는 만큼 일반 주상복합아파트와는 다르다. 그런 점에서 사실상 지금까지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이 넘는 아파트는 부산에 없었다.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2006년 평균 분양가 2000만 원을 돌파한 단지가 처음 나왔다. 당시 강남구 논현동 '한화꿈에그린 2차'의 평균 분양가는 2000만 원이었다. 서울의 분양가는 이후에도 분양시장이 과열되며 천정부지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2016년 2237만 원으로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최근에 분양한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4000만 원을 넘어서는 등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여전하다.

부산도 분양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부산지역 평균 분양가는 2014년 971만 원에서 2015년 1232만 원으로 급증한 뒤 2016년 1112만 원, 2017년 1220만 원, 올해 1327만 원으로 증가 추세다.

■고분양가 흐름 이어져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지가와 건축비, 부대 비용을 기본적으로 고려한 뒤 주변 시세와 주변 최근 분양 단지의 분양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책정한다. 지가와 건축비가 분양가 책정에 가장 크게 작용하지만 최근 부산의 분양가 상승에는 시행사와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 전략이 한몫했다. 분양 시장 활황 속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조기 완판되다보니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변 분양 단지와 지역으로 확산됐다. 아울러 분양가는 물가처럼 하방 경직성을 가져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에는 입지가 우수한 해운대구와 수영구의 분양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해운대 비스타동원'(2016년 3월)은  1500만 원대, '마린시티 자이'(2016년 4월)는 1700만 원대, '남천 금호어울림더비치'(2016년 12월)는 1600만 원대에 분양됐다. 지난해 '해운대 롯데캐슬'(2017년 3월)은 1800만 원대, '해운대 경동리인뷰 1차'(2017년 10월)는 1800만 원대, '광안 자이'(2017년 11월)는 1500만 원대에 분양됐다.

최근에도 고분양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분양한 '동래 더샵'과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도 1500만~1600만 원대(발코니 확장비 등 포함)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평균 분양가 2000만 원 언제?

머지않아 부산에서 입지가 좋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평균 분양가 2000만 원을 넘는 단지가 속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시장에서는 몇몇 단지들을 중심으로 예상 외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정부 규제 속에서도 분양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삼익타워와 대연비치 재건축사업 등 해운대구와 수영구, 남구 등 입지가 우수한 중층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높은 조합원 사업비 부담 못지 않게 일반 분양가도 1900만 원 중후반대로 책정돼 있다. 하지만 사업 지연과 추가 사업비 부담 등으로 실제 분양 시에는 2000만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삼익비치타운은 25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은 인기 입지 단지의 지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인 만큼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분양가는 미래 가치까지 포함하고 있어 시장에서 가격이 조정되도록 자율적으로 맡겨두면 된다는 것이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속에서 소비자들은 각자의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청약과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분양 실패 우려도 있기 때문에 시행·시공사들이 고분양가 정책을 무조건 고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고분양가 추세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우수 입지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7억 원에 육박하면서 고소득자와 자산가들은 분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서민들은 심리적 허탈감을 느끼고, 인근과 타 지역 분양 시장의 가격도 끌어올리는 부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HUG가 분양보증 심사를 통해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HUG는 부산 해운대·남·수영·연제·동래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HUG는 분양할 아파트의 분양가가 인근에서 최근 1년 내에 분양한 아파트(입지·세대수·브랜드 등이 유사해야 함)의 분양가나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아야 분양 보증을 해준다. 일반 분양가를 2000만 원 이상 책정하려는 단지는 주변 비교 기준 아파트의 분양가와 시세에 따라 분양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약시장 과열 시기에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를 책정해 도미노처럼 분양가가 오른 측면도 있다"며 "분양가 책정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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