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물류협력, ‘철길’보다 고효율 ‘뱃길’ 서둘러야”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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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물류거점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눈독을 들이는 나진항에 대해 우리 정부가 운영권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진항 2번부두에 정박 중인 만경봉호. 연합뉴스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눈독을 들이는 나진항에 대해 우리 정부가 운영권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진항 2번부두에 정박 중인 만경봉호. 연합뉴스

남북 물류 협력 사업으로 철도 부문이 공동조사와 현대화 착공식 등으로 앞서가는 가운데 항만 협력의 가치가 더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 선점하기 전에 항만 현대화와 운영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국내 민간 싱크탱크인 여시재는 지난 8일 커버스토리 격인 ‘주간 인사이트’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항만·물류연구본부장의 기고 ‘남북 물류협력, 철도보다 해운·항만이 경제성·전략적 가치 더 높아’를 게재했다.

KMI 이성우 본부장, 여시재 기고

‘철도 현대화’ 고비용… 항만은 경제성↑

중·러, 北 나진·청진항 등에 ‘눈독’

韓 먼저 항만 현대화·운영권 확보해야

이 본부장 기고문에 따르면 한반도 철도가 남북으로 연결되더라도 경제적 운용 범위는 중국 베이징, 중국·몽골 국경 지역,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정도였다. 화물 이동 거리로 500㎞까지는 차량, 3000㎞까지는 기차, 그 이상은 선박이 효율적인 것으로 물류업계는 보기 때문이다.

노후한 북한 철도를 현대화하는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데다 궤간, 신호, 통신, 전력 등 표준화되지 않은 여러 국가를 통과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점에서 물류 효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철도가 공공성 있는 사회간접자본이라는 점에서 북한 철도 현대화에 한민족인 남측이 나서되 전략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선점하려는 항만에 대한 운영권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주장이다.

북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나진항의 경우 1~2부두는 중국, 3부두는 러시아가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나진항을 4~9부두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옌벤과 가까운 청진항에 투자를 제안했으며, 서해쪽으로는 남포·신의주항에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북3성 물류가 바다로 나올 출구를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에 찾으면서 발해만을 연결할 항만을 한반도에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오는 27~28일 북·미 2차 정상회담 이후 대북제재가 완화될 경우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은 중국처럼 항만 도시 경제특구 우선 개발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개방 이후 북한 개발에 필요한 엄청난 원자재와, 북한에서 생산되는 수출품 대부분은 해운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만일 이대로 손을 놓고 있는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익성은 낮은 철도는 한국이 떠맡고, 단기간 수익성을 확보하며 지경학적 우위를 점할 항만은 중국과 제3국이 운영권을 차지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우려다. 그는 “실제 대북제재가 해제된 뒤에는 우리가 북한 항만에 대응하고 싶어도 이미 늦을 것”이라며 “북한이 꼭 필요로 하는 철도 현대화에 함께하되 남포, 해주, 청진, 단천, 나진항 등 거점 항만 현대화와 운영권 확보에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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