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산大 시범은 ‘합격’, 이젠 정식 설립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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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유엔 전문기구 본부 설립을 목표로 진행돼 온 ‘세계수산대학(WFU)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대학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 등은 올해부터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공동 운영을 추진해 대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정식 설립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해수부, 부경대와 공동으로 추진해 온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이 지난 22일 부경대에서 열린 졸업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고 26일 밝혔다. 2017년 9월 개원한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은 24개 개도국에서 선발된 44명 중 25명이 석사 학위를 받고, 지도자 양성과정 참여자 등 19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초빙 교수와 학생들은 시범사업 기간 총 7개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급 논문을 발표했고, 일부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는 등 단기간 내 국제수산분야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석사 학위 25명·수료 19명

부산 시범사업 성공적 마무리

올 9월엔 FAO와 공동운영 추진

세계수산대학 정식 유치 박차

국내 수산분야 핵심 시설과 기업 등을 방문·견학하고, 양식과 자원관리 분야는 현장 학습을 병행하는 등 내실을 다져 지난해 국제학위 인증기관에서 실시한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 평가 결과 매우 우수하다는 보고서가 제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FAO 제160차 이사회에서 시범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회원국들이 세계수산대학 설립을 촉구하는 등 우호적인 여론도 형성돼 설립 결정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학 정식 설립에 걸림돌이 됐던 현안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수산대학 유치 여부는 당초 올해 6월 열리는 FAO 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FAO 측이 한국 내 협력연락사무소 설치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2021년 6월로 미뤄졌다. FAO 측이 연락사무소 직원의 권한을 외교관급으로 해 달라고 요구해 오면서 설치 결정이 수년간 지지부진했었는데, 우리 정부와 FAO 간 의견 합의가 이뤄지면서 이르면 다음달 사무소 설치를 위한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등은 한발 더 나아가 올해 9월 개원을 목표로 ‘한-FAO 세계수산대학 공동 시범사업’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간 세계수산대학은 FAO와 별개로, 우리나라 공적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돼 왔다.

시 관계자는 “공동 시범사업에 들어가면, FAO 측이 교수와 학생 선발, 커리큘럼과 프로그램 선정 등 학사 운영 전반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며 “대학의 국제적인 위상과 공신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회원국들의 지지 확보 등 정식 설립 결정에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IMO) 소속 세계해사대학 졸업생들이 정부와 해운업계에서 전 세계 해운산업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세계수산대학이 부산에 정식 설립되면 국제사회에서의 수산 분야 논의를 주도하는 핵심 인재의 산실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유엔이 기구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 현 FAO 사무총장이 학술 기구보다는 개도국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원 등의 설립에 관심이 높은 점, 일본이 자국에 설립한 유엔대학 산하로 세계수산대학 유치를 추진하는 점 등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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