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년 공들인 세계수산대학 ‘부산 정식 설립’ 꼭 성사시켜야
우리나라 최초의 유엔 전문기구 본부 설립을 목표로 진행돼 온 ‘세계수산대학(WFU) 시범 사업’이 지난 22일 부경대에서 열린 졸업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비록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별개로 해양수산부·부산시·부경대 등 3개 기관이 주축이 된 시범 사업이었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다. 24개 개도국에서 선발된 44명 중 25명이 석사 학위를 받고, 19명이 수료했으며, 총 7개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급 논문을 발표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돼 세계수산대학 정식 설립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세계수산대학 유치 여부는 당초 올 6월 열리는 FAO 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FAO 측이 한국 내 협력연락사무소 설치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내후년 6월로 미뤄진 상태다. 가장 큰 문제였던 사무소 설치는 다음 달 중 우리 정부와 FAO 간 사무소 설치를 위한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져 곧 해결될 것 같다. 오히려 눈여겨볼 것은 시와 해수부가 오는 9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는 ‘한-FAO 세계수산대학 공동 시범 사업’ 계획이다. 이 사업은 FAO가 연계되는 만큼 중요하다. 향후 세계수산대학 정식 설립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또 다른 걸림돌 해결도 과제다. 유엔이 기구 통폐합 등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는 점, 세계수산대학의 자국 유치를 주장하는 일본 외에 몇몇 국가가 반대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 점 등이다. 개도국 외에도 다양한 회원국이 우리나라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국제사회 지도자와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세계수산대학 설립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홍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1년 FAO 총회 때 세계수산대학의 부산 유치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질 때다. 세계수산대학이 형태는 대학이지만 지위는 국제기구이고, 우리나라에 줄 파급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수산대학 설립은 한국뿐 아니라 부산을 세계 수산업의 중심에 올려놓을 다시없는 기회인 것이다. 6년을 공들인 노력이 수포가 되게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