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을 담아… 매그넘이 왔다!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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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파워의 ‘HOME’ (c)Mark Power_Magnum Photos. 마크 파워의 ‘HOME’ (c)Mark Power_Magnum Photos.

늘 다른 이들의 삶을 바라봤던 사진가들이 70여 년 만에 자신을 향해 렌즈를 들이댔다. 자유 보도 사진가 집단으로 유명한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 회원들이 그들의 원초성과 보금자리, 터전에 앵글을 맞춘 결과이다.

후지필름이 창립 85주년을 맞아 매그넘 포토스와 함께 기획한 ‘매그넘 포토스-홈(HOME)’ 사진전에 여러 국적의 16명 사진작가 회원들이 참여했다. ‘홈’이라는 주제의 미션을 받은 그들이 몸과 마음을 따라 촬영한 장소, 사람, 마음 등 유·무형의 피사체가 관객을 찾는다.

후지필름 창립 85주년 기념

‘매그넘 포토스-홈’ 사진전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서 열려

고향·집·가족·심리·민족 등

Home에 대한 다양한 해석

16명 사진작가 186점 전시

고은사진미술관(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5월 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사진전에 걸린 작품 수는 모두 186점. 매그넘 포토스 사진가들이 자신만의 접근 방식으로 프로젝트 주제를 탐구해 포토 저널리즘과 예술을 아우르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완성했다. 그들이 ‘홈’이란 단어를 고향, 집, 가족, 심리, 민족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모이세스 사만은 정체성의 어려움을 깊게 토로하는 작가이다. 페루에서 태어나자마자 스페인 미국 일본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까닭이다. 그런 그가 기억에도 없는 페루의 뒷골목을 촬영했다. ‘홈’이라는 말에 가족의 고향을 찾은 것이다. 사만은 “출생지이지만, 거의 알지 못하는 곳에서 미래의 홈을 찾고 싶었다‘고 말한다.

올리비아 아서의 ‘Family life’ (c)Olivia Arthur_Magnum Photos. 올리비아 아서의 ‘Family life’ (c)Olivia Arthur_Magnum Photos.

안토니 디아가타는 마약중독 치료 경험을 담은 밤길 풍경을 인화지에 풀어냈다. 생트마리 드 라메르에서 마르세유까지 걸으며 본 장면들이 희미한 등불에 일정한 사진 크기로 비친다. 그처럼 되돌아가는 길이 이전의 ‘홈’으로 되돌아가는 치유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올리비아 아서에게는 가족이 ‘홈’이다. 어느 장소이든 그들과 함께 하는 곳이 곧 보금자리인 것이다. 그는 이 미션을 받을 즈음 둘째를 임신하고 있었다. 관객은 아서의 사진 앞에서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벌어지는 가족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히로지 쿠보타는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에서 섬나라 일본을 느낀다. 히로지는 헬리콥터 위에서 자신의 ‘홈’을 내려다 본다. 섬과 섬, 그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를 깔린 풍경은 우리의 남해를 연상하게 한다.

강홍구 고은사진미술관장은 “박진감과 고발성을 갖춘 매그넘 포토스 작가들의 작품을 잘 아는 관객들은 기존의 방식과 너무 다른 사진들을 보고 놀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매우 이색적인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매그넘 포토스-홈’ 부산전은 지난해 뉴욕에서 시작해 런던 파리 도쿄 등을 거쳐 이번이 여덟 번째이다. 매그넘 포토스는 1947년 ‘세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기치 아래 헝가리의 로버트 카파, 영국의 조지 로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4명의 사진작가들이 모여 창립했다. 언론사의 간섭에서 벗어나 보도 사진을 촬영하려는 의도로 출발했다. 이후 현대사진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를 대표하는 보도 사진 엘리트로 꼽히고 있다. 현재 정회원은 50명이고, 아직 한국에선 배출되지 않았다. ▶매그넘 포토스-홈(HOME)=5월 8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무료 관람. 051-746-0055.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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