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부품 업체들과 긴급 간담 “르노삼성 파업 여파로 직원들 청소 시키다 지금은 휴가 보내”
오거돈 부산시장과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가한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업계 현안 긴급 간담회’가 19일 오전 부산 강서구 지사과학산업단지 내 이든텍(주)에서 열렸다. 강선배 기자 ksun@
르노삼성자동차 파업 장기화로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급히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선 일감이 사라진 직원들에게 휴가를 줄 수밖에 없는 지역 부품 협력업체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부산시는 19일 오전 8시 강서구 지사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이든텍㈜에서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업계 현안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10여 개의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대표들과 경제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중기 입장에선 인력감축 불가피”
“장기적 고용안정 위해 시 대책을”
참석 업체 10여 곳 어려움 호소
지역 1~3차 협력사 31곳과 관계
고용 5000명·매출 5000억 달해
노조 20~22일 지명파업 돌입
르노삼성 1차 협력사인 A업체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갑작스러운 파업 여파로 물량이 줄어 처음에는 회사 종업원들이 업무 시간에 업장 청소를 하다가, 지금은 그것도 여의치 않아 연차나 월차 휴가를 간 상태”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인력감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B업체 대표도 “3조 2교대로 운영하던 공정이 물량 축소로 인해 현재 2조 2교대로 줄어들었다”며 “지금은 유휴 인력을 외부 교육에 보내고 있지만, 장기적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시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업체 공장장은 “올해 12월 중으로 예정된 르노삼성 신차 생산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협력업체에 통보해 주는 일정이 계획보다 1~2주씩 늦어지고 있다”며 “신차 배정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보다 앞으로의 타격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르노삼성은 부산지역에서 1~3차 협력업체 31곳과 관계를 맺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고용인원은 5000여 명, 매출액은 5000억 원에 이른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오린태 이사장은 “르노삼성이 갖춘 인프라를 고려하면 매년 30만 대 이상은 생산해 줘야 하는데, 지난해 22만 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며 “르노삼성이 물량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부산시 자체적으로는 물론 인근 경남과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침체기에 빠진 자동차 부품 산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부산지역 승용차 수출은 23억 3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0.4%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 수출은 5억 6600만 달러로 역시 전년 대비 12.5%가 줄었다. 자동차 부문이 부산 전체 제조업 출하액의 20.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D업체 대표는 “지난해 자동차 업계에서 흑자를 낸 기업은 고작 10%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동차 관련 산업의 부진이 도드라진 데다가 최저임금 문제까지 겹치다 보니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거돈 부산시장은 “르노삼성 사태가 장기화 조짐이 보이지만, 시에서는 노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간담회에서 나온 애로사항에 관해 시가 나서 실질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차 노사는 19일도 대화를 재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노조가 20~22일 지명파업에 돌입키로 하는 등 사태는 더욱 악화되는 형국이다. 노조는 19일 오후 쟁의지침을 통해 20일 조립파트를 시작으로 21~22일 도장, 차체, 조립 파트 일부를 지명해 파업에 실시하는 지명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이 “대화의 의지가 없다”고 비판한 반면 회사 측은 “지명파업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라인전체가 서게 될 수밖에 없는 전면파업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서준녕·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