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인연’ 판사들 헌법재판관 동시 지명
부산과 인연이 깊은 두 명의 판사가 동시에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문형배(54·사법연수원 18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49·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이들 두 후보자는 다음 달 19일 퇴임하는 조용호·서기석 재판관의 후임이다.
文 대통령, 문형배·이미선 판사 후보로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 거쳐 임명
문 후보자 부산·경남서 ‘27년’ 재임
경남 하동 출신의 문형배 후보자는 부산의 지역법관으로 27년의 법관 재임 기간에 줄곧 부산과 경남에서 재판 업무를 담당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문 후보자는 진보성향의 판사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지명 소식을 들은 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짧은 소감을 밝히며, 그 밖의 말은 아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문 후보자에 대해 “평소 ‘힘없고 억울한 사람이 기댈 수 있는 곳이 법원이어야 한다’고 강조해 온 법관”이라며 “금권선거사범·뇌물 등 부정부패사범에 대해서는 엄벌하고, 노동사건·아동학대·가정폭력 사건 등에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재판을 했다”고 밝혔다.
부산의 지역법관이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것은 지난 2006년 임명된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이후 13년 만이다. 김 전 재판관은 2005년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2006년 창원지방법원장을 거쳐 그해 9월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부산지법 역시 부산 지역법관의 헌법재판관 지명에 크게 기뻐하는 분위기다. 부산지법의 한 판사는 “문 수석부장판사의 지명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평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헌법재판관으로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충실히 구현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화천 출신의 이미선 후보자는 어려서 부산으로 와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부산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지법 판사, 대전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유아 성폭력범에 대해 ‘술로 인한 충동적 범행이고 피해자 부모와 합의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형을 감경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실형 판결을 선고해 2009년 2월 ‘여성 인권 보장 디딤돌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 두 후보자는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인사청문회의 결과 보고서가 채택되면 별도의 국회 동의 절차 없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특히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이선애·이은애 재판관과 함께 헌정 사상 최초로 전체 9명 중 3명의 여성 재판관이 동시에 재직하게 되면서, 여성 헌법재판관 비율이 30%를 넘게 된다. 전창훈·김종열 기자 bell10@
전창훈 기자 jch@busan.com